정치 정치일반

김무성 "공천권 국민에게 돌려주려다 몰매맞았다"

“대통령과 각 안 세우려 병신 소리듣고 참아”

"한 사람의 인치로 나라 다스릴 수 없어. 제왕적 대통령제 바꿔야"

지지자 1,000여명 참석…대선 출정식 방불케 해

"신자유주의식 자본주의 폐해 더이상 방치 안돼" ... 제3의길 모색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가 14일 오후 당산동 그랜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7.14 전당대회 2주년 만찬에서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가 14일 오후 당산동 그랜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7.14 전당대회 2주년 만찬에서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는 지난 4·13 총선 공천 갈등에 대해 “집권 여당 대표로서 대통령과 각을 세우면 안된다는 생각에 ×신이라는 소리를 들으면서도 참고 참았다”고 말했다.


14일 오후 서울 당산동 한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자신의 당 대표 취임 2주년 행사에서 지지자 1,000명과 함께 한 자리에서다. 김 전 대표는 “국민공천제를 확립하고 여세를 몰아서 총선에서 승리하고자 당헌·당규 개정까지는 했지만 다른 정치세력이 반발해 선거결과는 참패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는 국민공천제 도입을 무력화시키고 우선추천제와 같은 사실상의 전략 공천을 확대하려 했던 이한구 전 공천관리위원장 등 친박 핵심을 정면 겨냥한 것이다. 공교롭게 이날 오후 김 전 대표의 발언이 나온 시점에 박 대통령은 아시아·유럽 정상회의(ASEM Summit) 참석과 몽골 공식방문을 위해 출국했다.

김 전 대표는 “저는 전대에서 공천권을 국민에게 돌리겠다고 해서 선출됐다”면서 “그 약속을 지키려다 반대하는 세력에 의해 몰매를 맞았다”고 주장했다. 김 전 대표는 “제가 힘이 없고 용기가 없어 몰매를 맞았겠느냐. 내가 당 대표로 있는 한 분열이 있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했다”면서 “그래서 약점 잡힌 것 아니냐는 이야기를 들어가면서도 참았다”고 지난 울분을 토로했다.


김 전 대표는 또 행사 시작전 지지모임과 만나서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모임인 ‘박사모‘에 대해서도 정면 비판했다. 김 전 대표는 “박사모는 옳지 못하다”. “빗나간 활동을 했다”며 원색적으로 비난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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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전 대표는 “이렇게 말하면 파장이 일 것 같지만, 제왕적 대통령 권력체제를 바꿔야 한다. 이제 한 사람의 인치로는 너무 큰 대한민국을 운영할 수 없다”며 “권력을 나누고 협치를 하는 여야간 연정을 할 수 있는 그런 권력 구조로 바꿔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본지 기자와 만나 처음으로 “제3의 길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던 김 전 대표는 “심각한 양극화를 초래하는 신자유주의식 자본주의의 폐해를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며 “잘 사는 사람은 배 터지게 살고 못사는 사람은 찢어지게 못사는 것을 그대로 두면 안된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 사회는 여전히 과거의 틀에 얽매여 있다”며 “정치, 경제, 사회 각 분야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하다”며 “대한민국이 5만 달러, 10만 달러의 선진국으로 도약하고 국민 모두가 잘 사는 자유민주주의 복지국가로 가기 위해서는 현재의 사고와 국가의 틀을 혁명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김 전 대표는 “기득권을 내려놓고 빈부격차를 줄이고 사회적 약자를 더욱 잘 돌볼 수 있도록 국민지원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며 “식물과 동물이 서로 돕고 살아가는 생태계처럼 대한민국도 국민들이 서로 서로를 위하는 ‘조화로운 생태계’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일부 포퓰리즘 시각을 지닌 몰지각한 좌파 인사들은 진실을 외면하면서 왜곡을 일삼고 있다”며 “대한민국의 미래에 대해 고민하지도 않고, 자신들만의 이익을 추구하는 무책임한 사람들이 우리나라를 장악하도록 놔둬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새누리당은 보수 우파를 대표하고, 보수의 다른 이름은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기득권에 매몰돼 미래의 방향을 잃은 국가는 언제나 변방으로 밀려났다”며 “우리가 성취했던 성공의 포로가 되지 말고 그 성공을 넘어 새로운 변화의 주체가 돼야한다”고 말했다. “오늘 이 자리는 새누리당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서 기여할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함께 뜻을 모으고 실천을 다짐하는 자리”라고 말했다.

당 안팎에서는 이날 김 전 대표의 연설에 대해 “대권 연설을 방불케 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권오을 전 의원은 “김무성 깃발 아래 다시 모여야 한다”고 밝혔다. 김 전 대표는 조만간 전국 민심을 듣기 위해 배낭여행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홍길·류호기자 what@sedaily.com

김홍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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