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정춘숙 의원은 국민연금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국민연금이 지난 2013년부터 올해 3월까지 대우조선에 1조5,543억원(주식 1조1,555억원, 채권 3,988억원)을 투자해 2,413억원의 손실을 봤다고 15일 밝혔다.
국민연금공단은 손실을 줄이기 위해 대우조선과 회계법인 딜로이트안진 등 2개 법인, 고재호 전 대우조선 사장 등 10명을 상대로 489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지난 13일 서울지법에 냈다. 국민연금이 분식회계로 입은 손해를 배상하라며 기업을 상대로 소송을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민연금이 분식회계로 입은 피해에 대한 손해배상 소송에 나섬에 따라 분식회계에 기초한 허위 공시를 믿고 대우조선에 투자한 다른 기관들도 잇따라 소송에 뛰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대우조선 소액주주들은 이미 지난해 대우조선과 안진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대우조선은 검찰 조사 결과 2012~2014년 3년 동안에만 5조원 이상의 분식회계를 저질러 금융권 등에 10조원 이상의 피해를 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딜로이트안진은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대우조선의 외부회계감사를 맡았지만 분식회계 정황을 포착하지 못한 채 매년 재무제표에 ‘적정’의견을 냈다.
국민연금은 2013년 대우조선 주식을 최대 6,109억원(지분율 9.12%)까지 보유했었다. 분식회계 이슈가 불거진 2015년 6월 이후 투자를 줄여가다 추가 손실을 막기 위해 직접투자분은 그해 7월 16일, 위탁투자분은 올해 4월 30일 전량 매도했다.
정 의원은 “대우조선의 불법적인 분식회계로 국민연금이 입은 손실 2,412억원은 수급자 70만명가량의 한달 연금(4월 평균 수급액 34만5,200원)에 해당한다”며 “이 중 489억원에 대해서만 손해배상을 청구했는데 손해배상액을 좀더 명확히 산정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