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나의 선택이 목숨을 위협할 수도 있다.
휴식을 위해 떠난 피서지에서 만난 예기치 못한 응급상황에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지 몇 가지 상황을 가정해 정리했다.
◇해파리 쏘이면 바닷물로 헹구고 촉수 빼내야=해수욕장에서 갑자기 따가운 느낌과 함께 발진·통증·가려움증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면 해파리에 쏘였을 가능성이 크다.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구토·설사·복통 등이 생기거나 심하면 호흡곤란·의식불명으로 사망할 수도 있다. 해파리에 쏘였다면 바로 물 밖으로 나와 쏘인 부위를 바닷물로 10분 정도 헹군다. 이때 알코올이나 식초 등은 상처 부위에 박힌 해파리 촉수를 자극해 독 분비를 외려 촉진 시킬 수 있으므로 절대 사용하지 않는다. 해파리 촉수가 피부에 남아 있다면 장갑이나 나무젓가락을 이용해 떼어내고 피부에 박힌 촉수는 플라스틱 카드 등으로 살살 긁어낸다. 이후 쏘인 부위를 미지근한 물에 담그면 통증이 조금 완화된다. 응급처치에도 불구하고 쏘인 부위의 피부 이상 증상이 지속하면 바로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땡볕에 쓰러진 환자, 그늘 휴식만으로 회복 안 될 땐 열사병 의심해야=일사병은 햇볕을 피해 휴식을 취하면 자연적으로 회복될 수 있으므로 주변에 일사병으로 쓰러진 사람이 있다면 우선 그늘진 곳으로 옮기고 옷의 단추를 풀어 열을 식혀주는 게 급선무다. 물이나 전해질 음료로 수분을 보충해주는 것도 좋은 응급처치법이다. 만약 이 같은 조치에도 체온이 40도 이상으로 올라가고 의식을 잃거나 경련·발작을 일으킨다면 일사병에서 더 확장된 ‘열사병’이 의심됨으로 즉시 병원으로 옮겨야 한다. 휴가철에는 술을 먹은 상태에서 해수욕을 즐기는 사람이 많은데 이는 매우 위험한 행동이다. 음주는 체온을 상승시켜 땀을 흘리게 하고 몸속 수분과 전해질을 빠져나가게 만들어 탈수를 일으키고 사망에까지 이르게 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7~8월에 가장 활발, ‘말벌’ 주의보=벌에 쏘인 환자 수는 휴가철인 8월과 벌목철인 9월에 집중돼 있다. 말벌은 무덥고 습한 7∼8월에 가장 활발하게 움직이는데, 이들은 공격성이 강하기 때문에 자극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벌에 쏘이게 되면 붓거나 가려움증·통증 등의 가벼운 증상이 나타난다. 심하면 호흡곤란, 가슴 조임, 청색증, 실신 등에 이를 수 있으며 최악에는 목숨을 잃기도 한다. 벌에 쏘인 부분을 얼음찜질하면 대부분 가라앉는다. 벌침이 육안으로 보일 때는 신용카드 등을 이용해 살살 긁어 제거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발진이나 어지럼증·호흡곤란 등의 이상증세가 나타나면 즉시 119에 신고해 응급치료를 받아야 한다.
◇뱀에 물리면 상처 부위 심장보다 낮게 유지한 채 병원 직행해야=한 해 1,000여명이 뱀에 물려 응급실을 찾는다. 뱀에 물렸을 경우 흥분하면 독이 퍼지는 것을 더 촉진 시킬 수 있으므로 심신을 최대한 안정시킨 상태에서 가능한 한 움직이지 않도록 한다. 상처 부위는 심장보다 낮게 유지하면서 빨리 병원으로 옮기는 것이 좋다. 이때 물린 곳에서 5∼10㎝ 윗부분을 묶어 독이 퍼지지 않게 하는 것이 좋다. 뱀독을 빼내겠다며 물린 곳을 입으로 빨거나 물린 부위를 세게 묶는 것은 삼간다. 뱀에 물렸을 때는 특별한 중독 증상이 없더라도 반드시 병원에서 진료를 받아야 하며 필요하면 항독소 주사도 맞아야 한다. 뱀의 생김새나 색깔을 기억해두면 치료에 큰 도움이 된다.
[도움말]조영덕 고대구로병원 응급의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