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어젯밤 꿈이 나에게 말해주는 것들> 비틀스 '예스터데이'는 꿈 속에서 만들어졌다

■슈테판 클라인 지음, 웅진지식하우스 펴냄



비틀스의 멤버 폴 매카트니는 1964년의 어느 새벽 꿈 속에서 현악 합주단의 연주를 들었다. 너무도 자연스럽고 잘 기억되는 멜로디라서 ‘어디선가 얼핏 들은 곡이 틀림없다’는 생각에 한 달 동안 그 노래에 대해 주변에 묻고 다녔다. 아무도 그 멜로디를 모른다는 것이 확실해진 다음에야 매카트니는 꿈에서 들은 그 음악의 작곡을 시작했다. 역사상 가장 성공한 대중가요로 꼽히는 ‘예스터데이’는 그렇게 탄생했다.

꿈이 우리 삶에 주는 도움은 간밤에 꾼 길몽을 되새기며 로또를 사고 추첨시간을 기다리며 기대를 품게 하는 것 이상으로 현실적이다. 실제로 꿈을 실마리로 ‘인생역전’을 쟁취한 사례는 허다하다. 생물물리학자인 저자는 “우리는 꿈꾸는 동안 능력이 확장되고 뇌가 변화하고 성격이 발달한다”며 정신분석학부터 뇌과학·심리학·철학까지 꿈에 대한 최신 연구 성과를 통해 꿈의 효용을 설명한다.


플라스틱의 생산 원료인 벤젠의 분자 형태를 밝힌 화학자 아우구스트 케쿨레 본대학교 교수는 “깨어 있는 정신은 도약적으로 사고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반쯤 잠든 상태에서 눈앞에 날아다니던 원자들이 뱀처럼 구부러지고 똬리를 튼 것을 비롯해 “뱀 한 마리가 자기 꼬리를 문 모습이 비웃듯이 회전”하는 것을 목격하고 벼락을 맞은 것처럼 벤젠의 분자가 고리형태라는 발상을 얻었기 때문이다. 독일의 화가 알브레히트 뒤러는 꿈속에서 본 폭풍우 장면을 그림으로 옮겼고, 카프카 문학의 상당 부분은 그의 꿈에 기반을 뒀으며 수학자 가우스와 발명왕 에디슨은 연구 중간에 깊은 잠을 청해 꿈에서 해법을 찾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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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심리학자 지그문트 프로이트가 쓴 ‘꿈의 해석’이 미친 영향이 워낙 견고한 까닭에 우리는 꿈을 해석하려 애쓰곤 한다. 그러나 책은 “절대로 꿈을 해석하지 말라”며 충고한다. 억지로 해석하기 보다는 그 자유로운 직관적 사고의 흐름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를 권한다. 꿈은 상상이 이미지로 구현된 형태다. 이를 굳이 언어로 해석하려 든다면 오히려 본질과 가치는 사라지고 만다. 문제를 시각적으로 표상하는 능력이 뛰어난 사람일수록 꿈속에서 해답을 얻을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다. 천재 물리학자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은 “꿈속에서의 상상놀이에 가까운” 그림의 조합을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끌어냈다. 우리가 깨어있으면서 의지를 추구할 때는 꿈 속에서처럼 ‘거침없이’ 그림을 가지고 노는 게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프로이트가 억압된 욕망을 무의식의 본질로 여긴 것을 오류로 지적하며 무의식적 충동을 억압된 감정의 표출이 아닌 자동적 행동 습관으로 봤다. 1만4,800원.

조상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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