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佛 니스 트럭테러] 기세 올리는 극우정당들…'하나의 유럽' 잇단 치명상

무슬림 이민자 소행 밝혀져

난민규제 강화도 탄력 전망





14일(현지시간) 프랑스 남부 휴양도시 니스 중심부에서 벌어진 테러의 용의자가 무슬림 이민자로 확인되면서 반이민·극우 정당들이 다시 기세를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로써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Brexit)로 휘청거리고 있는 ‘하나의 유럽’이라는 이상이 테러를 계기로 또 한 번 치명상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AFP통신 등 프랑스 현지 언론은 테러 용의자가 모하메드 라후에유 부렐이라는 이름의 31세 남성이라고 보도했다. 용의자는 프랑스와 튀니지 복수 국적을 갖고 있으며 과거에 테러 관련한 혐의로 당국의 감시리스트에 올라 있지는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프리카 북부에 있는 튀니지는 국민의 99%가 이슬람교를 믿는 나라다.

지난해 11월 프랑스 파리, 올해 3월 벨기에 브뤼셀 테러에 이어 이번 니스 테러가 또다시 무슬림 이민자의 소행으로 밝혀지면서 유럽에서는 반이민 정서가 더욱 확산될 조짐이다. 프랑스의 대표적인 극우 정치인인 마린 르펜 국민전선(FN)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프랑스가 다시 공포에 빠졌다”며 “이슬람 근본주의에 대한 투쟁이 시작돼야 한다”고 말했다.


브렉시트 국민투표 이후 분열에 대한 우려 때문에 잠시 주춤했던 유럽 내 포퓰리즘 정당들의 세력이 다시 확산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달 4일 현지 일간지 르몽드가 발표한 대선후보 지지율에서 선두를 달리며 기세를 올린 르펜 대표는 이날 ‘마린 2017’이라는 웹사이트를 새로 개설하며 일찌감치 내년 대권 레이스에 뛰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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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0월 대통령 결선투표를 다시 치르는 오스트리아에서도 ‘최초의 유럽 극우 지도자’ 탄생 도전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극우성향인 자유당의 노르베르트 호퍼 후보는 지난 5월 치러진 대선에서 무소속 알렉산더 판데어벨렌 후보에 부재자투표에서 뒤집혀 석패했지만 개표 과정의 결함을 헌법재판소로부터 인정받아 재선거라는 기회를 얻었다.

2013년 출범한 독일 극우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도 올해 3개 주의회에서 의석을 차지한 데 이어 내년 말 연방의회 진출에도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

유럽연합(EU)이 준비 중인 난민규제 강화도 이번 사건으로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EU 집행위원회는 14일 이민자들이 난민 지위를 얻기 위해 EU 회원국을 불법적으로 떠도는 것을 막기 위한 방안을 내놓고 회원국들과 의견을 조율하고 있다. 해당 방안에는 장기 거주자격을 얻은 난민이 지정된 국가를 떠나 다른 나라로 옮길 경우 ‘대기시간 5년’을 다시 적용하도록 하고 당국에 협조하지 않는 망명신청자들은 망명을 거부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강력한 규제조치가 들어 있다.

연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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