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라인 미,일 상장 대박]이해진 "혁신 없인 도태...북미·유럽서 '제2라인' 신화 쓰겠다"

"메신저론 진입 어려워"...다른사업 필요성 언급

해외수익 가능 모델로 웹툰·실시간동영상 꼽아





뉴욕증권거래소(NYSE) 전경 및 라인 로고 모습./사진제공=네이버뉴욕증권거래소(NYSE) 전경 및 라인 로고 모습./사진제공=네이버


“매일 아침 미국에서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가 나타나지 않을까 두렵습니다.”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은 15일 강원도 춘천 네이버 데이터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네이버의 자회사 ‘라인’을 미국과 일본에 동시 상장하는 소감으로 ‘두려움’을 언급했다. 올해 상장한 전 세계 정보기술(IT) 업체로는 최대 규모였지만 언제 IT 시장에서 뒤쳐질지 모른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동영상 서비스는 유튜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페이스북, 사진은 인스타그램이 국내시장을 잠식했다”며 “카테고리가 하나씩 잠식당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런(외국) 기업과 어떻게 경쟁할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근 국내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는 증강현실 모바일게임 ‘포켓몬 고’를 언급하며 “좋은 서비스가 새로 나오면 외국 서비스를 국내 사용자들도 바로 써본다”며 “혁신을 이루지 못하면 (인터넷 업계는) 바로 도태되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차별화된 전략으로 해외시장을 공략하려고 준비하고 있다”며 “전체로 보면 네이버의 매출·인력·사업 등이 해외 쪽으로 더 이동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진행된 라인 상장 기념행사에 참여한 라인주식회사 황인준 CFO, 신중호 CGO, 마스다 준 CSMO./사진제공=네이버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진행된 라인 상장 기념행사에 참여한 라인주식회사 황인준 CFO, 신중호 CGO, 마스다 준 CSMO./사진제공=네이버



제2의 라인 신화에 대한 비전도 제시했다. 이 의장은 “네이버 안에서의 (사업)모델들이 독립해 라인처럼 멋진 자회사로 상장하는 일종의 디딤돌이 되는 회사로 변모했으면 한다”며 “제2의 라인을 꿈꾸는 해외사업을 내놓기 위해 매출과 인력 비중 모두 해외로 많이 이동해야 한다”고 했다. 지난해 네이버는 해외에서만 1조원의 매출을 기록했는데 이 중 상당수가 라인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올해 14분기의 경우 해외 매출은 3,355억원을 기록했다. 네이버는 라인을 뒤이을 사업으로 웹툰, 실시간 동영상 서비스 ‘V’, 자회사 캠프모바일의 ‘스노우’등을 해외에서 성장 가능한 모델로 꼽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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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상장으로 라인은 1조5,000억원의 막대한 사업자금을 손에 넣게 됐다. 앞서 라인은 이 중 3,839억원을 ‘타 법인 증권 취득’, 즉 기업 인수합병에 쓰겠다고 밝혔다. 지난 6월 글로벌 상장을 최종적으로 결정했을 때도 “확보한 자금을 일본 및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장을 위한 인수합병 등 전략적 투자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북미·유럽 시장에 메신저가 아닌 다른 사업으로 진출할 계획과 기술에 투자할 계획도 내비쳤다. 이 의장은 “일본은 스마트폰 보급률이 더 늘어날 수 있고 태국·인도네시아 역시 잠재성이 있다”며 “우리가 강점을 지닌 곳에서 사업할 여지가 많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유럽·미국 등 시장을 확장하고 싶은 곳에는 전략이 필요하다”며 “기존 메신저로는 진입이 어렵기에 새로운 기술·서비스에 과감히 투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왓츠앱·페이스북메신저 등이 이미 압도적으로 가입자를 확보한 상황에서 다른 사업 방향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시장조사업체인 스타티스타에 따르면 왓츠앱은 월 1회 이상 메신저 사용자가 10억명, 페이스북메신저는 9억명에 이른다. 라인은 2억1,500만명 수준이고 이마저도 일본·태국·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에 집중돼 있다.

또 기술 분야에서는 인공지능 기술 등에서 올해 하반기경 구체적인 성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앞서 네이버는 지난해부터 네이버 사내 연구소를 중심으로 로보틱스, 스마트홈, 스마트카 등 핵심 기술을 개발하는 ‘프로젝트 블루’를 발표한 바 있다. 이 의장은 “(사내) 기술연구소를 통해 하반기에는 PC, 스마트폰 외에 다른 하드웨어에 인공지능을 접목한 기술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최근 국내법에 따라 안보상의 이유로 불가능한 지도의 해외 반출을 구글이 계속 요구하고 있는 데 대해 “불공정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 의장은 “언론에서 네이버를 ‘공룡’으로 묘사하는데 저희가 공룡이면 구글은 고질라”라며 “구글·유튜브 등은 얼마를 버는지 매출을 밝히지 않고 세금도 안 낸다. 그 돈이 ‘혁신’에 쓰인다면 불공정한 싸움이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춘천=김지영기자 jikim@sedaily.com

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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