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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무인은 어떻게 싸웠을까?> '장검 들고 말 타는' 사극은 틀렸다

■최형국 지음, 인물과사상사 펴냄



사극 드라마를 보면 손에 장검을 쥔 채 말을 달리는 무사들을 흔히 볼 수 있다. 하지만 실제 조선에 이런 무사는 없었다. 전통 시대 기병은 적이 원거리에 있을 경우에는 활로, 근접해 있으면 창이나 마상월도(긴 손잡이에 초승달 모양의 폭넓은 칼날이 부착된 무기), 마상편곤(철제로 만든 도리깨 형태의 무기) 같은 무기로 공격했다. 만약 사극처럼 기병이 긴 칼을 휘두른다면 말을 달리는 도중 허리에 찬 칼집이 말을 때리게 되고 그 경우 전투마가 자신을 공격하는 중 알고 강한 거부반응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게 저자의 설명이다.


사극 드라마의 오류가 어디 그뿐일까. 저자는 말을 타고 돌격하는 인물 대부분은 투구를 쓰지 않거나 쓰더라도 드림(목 보호대의 일종)을 묶지 않는 경우가 대다수인데, 전투 시 가장 중심적으로 보호해야 할 목과 머리를 쉽게 노출한다는 점에서 기본을 모른다고 지적한다. 물론 일각에서는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이라고 일축할 비판들일 수도 있다. 하지만 엄밀한 고증 없이 만들어지는 사극 드라마가 우리 머릿속의 역사를 망가뜨리고 선조들의 자존심까지 깔아뭉갠다는 저자의 주장도 귀 기울여 볼 만하다. 사극 드라마 속 흥미로운 사례를 통해 조선 시대 무예사와 군사사를 풀어냈다는 점에서도 책의 가치는 뚜렷하다. 저자는 역사학자 겸 무예 연출가다. 1만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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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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