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국회의장 /연합뉴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 /연합뉴스개헌논의를 놓고 정세균 국회의장과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대척점에 섰다. 정 의장은 ‘2년내’ 조속한 개헌을 주장했지만, 정 원내대표는 국민적인 추진동력이 없어 시기상조라고 제동을 걸었다.
정 의장은 17일 국회 본관 중앙홀에서 열린 제68주년 제헌절 기념식에서 경축사를 통해 “1987년 개정된 현행 헌법은 30년이란 세월이 흐르면서 ‘철 지난 옷’ 처럼 사회변화를 제대로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며 “늦어도 70주년 제헌절 이전에는 새로운 헌법이 공포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밝혔다. 앞으로 2년 남은 ‘70주년 제헌절 이전에’(2018년 7월17일)라는 기한을 통해 20대 국회 임기전반기에 개헌이 이뤄져야 한다는 시간표를 다시 한번 제시한 것이다. 정 의장은 “이제는 여야 지도부가 국가개조를 위한 구체적인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도 했다.
반면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국민적인 개헌 동력이 없이 국회의원 주도로는 추진이 어렵다’며 사실상 급속한 개헌논의에 제동을 걸었다. 정 원내대표는 “국민적 동의없이는 개헌추진이 어렵고, 논의를 한다고 해도 ’그들만의 리그‘가 될 것”이라는 점을 지속적으로 강조해 왔다. 이는 청와대가 개헌논의는 경제블랙홀이 될 것이라고 우려하는 것과도 같은 맥락이다.
정 원내대표는 정 의장의 2년내 개헌 제안에 대해 “중요한 것은 개헌 동력이 없다”며 부정적 견해를 내비쳤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제헌절 경축식 직후 기자들과 만나 “87년 체제의 이 헌법이 한계에 왔다는 걸 알지만, 정치인이 주도하는 개헌론이 과연 동력을 얻을 수 있겠느냐”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국회의원이 주도해서 하는 개헌 작업이 현실적으로 동력을 얻기가 어렵다”고 거듭 강조했다. 또 “개헌 필요성에는 공감하는데 개헌 논의를 진전시켜 나가는 방법론에서는 조금 (생각이 다르다)”면서 “국회가 주도하는 개헌 논의가 동력을 확보하기가 어렵다”고 덧붙였다.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이 개헌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정치권을 중심으로 불거지고 있는 개헌논의는 속도조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내년 대선과 정계개편 가능성 등을 놓고 볼 때 새누리당도 개헌논의에 동참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긴 어렵지만, 야당의 주장처럼 급속한 개헌 논의 가능성은 당분간 어렵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