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정점 치닫는우병우 파문] 김정주 회장 게임 등 사업수완 뛰어나지만...'은둔경영' 그림자도



넥슨은 지난 1994년 KAIST 재학생이던 김정주 현 NXC(넥슨 지주회사) 대표가 설립한 회사다.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동기이자 KAIST에서도 함께 공부했던 송재경 현 엑스엘게임즈 대표와 서울 역삼동의 작은 오피스텔에서 의기투합했다. 판사 출신인 김교창(79) 변호사가 김 대표의 부친이다.

이후 1996년 국내 최초의 PC 온라인 게임이자 김 대표가 지금까지도 대표작이라고 꼽는 ‘바람의 나라’를 시작으로 ‘카트라이더’ ‘메이플스토리’ ‘서든어택’ 등 굵직한 온라인 게임을 연이어 쏟아냈다.


넥슨은 게임 개발뿐 아니라 유수 개발사의 인수합병(M&A) 등 ‘사업 수완’ 역시 잘 발휘하는 기업으로 평가를 받는다. 대표적인 것이 2008년 ‘던전앤파이터’를 개발한 네오플을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규모인 3,800억원에 인수한 것이다. ‘무리한 투자’라는 평가가 당시 업계에 돌았지만 결과적으로 던전앤파이터는 2013년 글로벌 매출 3위를 기록할 정도로 넥슨의 효자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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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2001년에는 세계 최초로 부분유료화라는 비즈니스 모델을 게임에 도입했다. ‘게임은 무료로 즐기되 아이템은 유료로 구매하는 방식’인 부분유료화는 획기적인 게임 과금 체계로 지금까지도 회자된다. 최근에는 인기 게임 ‘히트(HIT)’ 등 다양한 모바일 게임을 쏟아내며 모바일 시대에 대응하고 있다.



성과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2011년 넥슨은 인기 게임 ‘메이플스토리’의 백업 서버가 해킹돼 이용자 1,320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홍역을 치르기도 했다. 일부 게임은 표절 시비에 휘말리기도 했다. 획기적인 과금 체계라는 부분유료화는 넥슨이 돈만 밝힌다는 ‘돈슨(돈과 넥슨의 합성어)’이라는 오명을 갖게 하기도 했다. 지금도 국내 게이머들 사이에서는 ‘넥슨의 유료 현금결제 유도가 다른 게임보다 지나치게 많다’는 인식이 강하다.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김 대표의 ‘은둔자적’ 스타일 역시 문제 삼는 경우도 생겼다. 업계뿐 아니라 넥슨 내부에서도 ‘대표가 무슨 일을 하는지 모르겠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특히 ‘강제적 셧다운제’ ‘게임중독법 발의’ 등 게임산업 전체가 규제 논란에 휩싸였을 때 ‘업계 1세대로서 지나치게 자중한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여기에 지난해 불거진 엔씨소프트와의 경영권 분쟁은 넥슨에 대한 게임업계의 신망이 무너지는 데 한몫했다는 것이 업계의 분위기다.

조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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