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우병우 민정수석 "모른다, 안했다, 고로 책임지지 않겠다"

"모르는 사람, 하지 않을 일 때문에 책임질 생각 없다"

사퇴하지 않겠다는 뜻 분명히 밝혀

김정주, 정운호, 이민희 모두 모르는 사람

"처가 강남역 땅은 대체불가 좋은 땅"

"사겠다는 사람 많았는데 왜 사달라고 하나"

"검찰 부르면 가겠지만 안했다, 모른다 밖엔 할말없어"

"고통스럽고 정상 업무 못봐…협조해달라"

"앞으로는 일일이 대응안해"

각종 의혹에 따른 논란의 소용돌이에 서 있는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은 20일 “모르는 사람에 대해, 하지 않을 일에 대한 의혹 때문에 책임을 지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우병우 수석은 이날 청와대 춘추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이같이 말하며 의혹의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정치적 판단에 따라 사퇴할 생각은 없음을 분명히 밝혔다. 아울러 우병우 수석은 “고통스럽다. 이제 더 이상 일일이 대응하지 않겠다”면서 “현재 정상적으로 업무를 보지 못하고 있으며 앞으로는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불필요한 의혹 제기를 자제해달라”고 말했다.


◇“강남땅은 대체할 수 없는 좋은 매물”=우 수석은 가장 먼저 처가의 강남역 부동산에 대해 “김정주 넥슨 창업주에게 사달라고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넥슨이 처가 땅을 사는 과정에서 진경준 검사장이 다리를 놔주거나 한 적도 없다”고 부인했다.

우 수석은 “기업들을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매입에 관심을 보였고 결국 문제는 가격인데, 부동산 중개업자를 통해 거래했다”고 말했다. 우 수석 처가와 넥슨이 서류 상에 부동산 중개업자를 빼고 ‘당사자간 거래’로 처리한 데 대해서는 “파는 사람은 돈 받고 서류 주면 끝”이라면서 “그 뒤에 넥슨이 어떻게 등기를 했든 파는 쪽은 상관할 바도 아니고 모르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우 수석은 처가의 강남역 부동산에 대해 “대체불가능한 땅”이라고 말했다. “그 크기에, 그 위치에 (권리관계가) 깨끗하고 심플한 부동산이 어디 흔하나”면서 당시가 부동산 침체기여서 매수자를 찾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주장은 맞지 않다고 말했다.

우 수석은 “처가가 상속세를 내기 위해 부동산을 판 것이고, 양도소득세까지 냈다”면서 “세금을 납부하기 위해 부동산을 팔은 것일 뿐 의혹의 대상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김정주, 정운호, 이민희 다 모른다”=우병우 수석은 자신을 둘러싼 논란에 등장하는 김정주 넥슨 창업주,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 법조 브로커 이민희 씨 등에 대해 “모르는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만난 적도, 전화한 적도 없다”는 것이다.


‘정운호 몰래 변론’ 의혹에 대해서는 “그런 일 없다”면서 “모르는 사람을, 한번 만난 적도 없는 사람을 무슨 몰래 변론을 하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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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변호사 시절에도 수임계를 모두 나 냈고, 전화변론 이런 거 안하고 직접 찾아다니면서 했다”면서 “홍만표 변호사와 함께 한 일은 단 한 건”이라고 주장했다.

◇“검찰 가도 할 말은 모른다, 안했다 뿐”=우병우 수석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이제는 아침에 보도자료 쓰고 오후에 고소하는 이런 것 안하겠다”며 “이제는 언론 보도에 일일이 대응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자신이 언론사를 고소함에 따라 검찰 수사가 시작된 데에 대해서는 “검찰이 부르면 가야하겠지만, 가도 모른다와 안했다밖에는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가족사에 대한 의혹 보도가 계속 나와 고통스럽다”면서 장인이 물려준 부동산을 지키지 못해 장모가 많이 울었다는 얘기를 할 때는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아울러 ‘병역을 이행 중인 아들이 좋은 보직을 받았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가장으로서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우병우 수석은 아들 문제에 대해 “유학하던 아이에게 (내가) 군대가라고 해서 간 것”이라며 “안 간 것도 아니고 병역을 이행하고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우병우 수석은 “대통령을 보좌하는 사람이 의혹 보도에 대응하느라 정상적으로 업무를 못 보고 있다”면서 “앞으로는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고 호소했다.

맹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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