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정점 치닫는우병우 파문] 우병우 수석 "모르는 사람, 하지 않았다, 고로 사퇴 안한다"

<우병우 해명 기자간담회>

김정주 알지도 못할 뿐더러

처가 부동산 대체불가 좋은 땅

누구한테 사달라 할 필요 없어

모르는 정운호를 어떻게 변론...

"禹수석 해명 모두 맞다해도

진경준 인사 검증 실패 책임"

靑 안팎서 '용퇴나 해임' 거론

朴 휴가중 심각하게 고민할 듯

온갖 의혹으로 논란의 중심에 선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이 20일 사퇴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가 이날 기자들에게 한 말은 “모르는 사람이다” “하지 않았다” “책임지지 않겠다” 세 마디로 요약된다. 의혹 모두 사실이 아니며 박근혜 대통령에게 미치는 정치적 부담을 고려해 물러나지는 않겠다는 게 그의 뜻이다.

이날 우병우 수석은 기자간담회를 자청하고 청와대 춘추관 기자실로 찾아와 “매우 고통스럽다. 직접 해명하고 제 심경을 말하고자 한다”며 말을 이어나갔다.


◇“김정주에게 땅 사달라고 한 적 없다”=우선 우병우 수석은 처가의 서울 강남역 인근 부동산에 대해 “김정주 넥슨 창업주에게 사달라고 하지 않았다”며 “김정주는 모르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우병우 수석 처가의 부동산은 중개업체가 약 10억원의 중개료를 받고 거간했다. 그럼에도 서류는 부동산중개인이 없는 ‘당사자 간 거래’로 돼 있다.

우병우 수석은 여기에 대해 “부동산 거래에서 매도인은 돈 받고 서류 넘기면 끝이다. 그 뒤의 일은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강남 부동산 대체 불가 좋은 땅”=우병우 수석은 김정주 창업자의 ‘절친’인 진경준 검사장에게 부동산 거래의 다리를 놓아달라고 말할 이유도 없다고 항변했다. 그는 “처가의 강남역 부동산은 대체 불가능한 땅”이라면서 “그 크기에, 그 위치에, (권리관계도) 깨끗하고 심플하다”고 했다. 대기업 등 사겠다는 곳도 많았다고 주장했다.


다운계약서 의혹에 대해서는 “1,300억원짜리 계약을 거래 상대방이 법인인데 다운계약을 했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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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래 변론한 적 없다”=우병우 수석은 지난 2013년 변호사 시절 선임계를 내지 않고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를 변론했다는 의혹에 대해 “모르는 사람의 사건을 수임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일축했다. 법조 브로커 이민희씨도 “모르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변호사 시절 다룬 모든 사건에 선임계를 냈다고도 했다.

그는 의경인 아들이 서울지방경찰청 운전병으로 ‘특혜전출’됐다는 논란에 대해 “아들의 상사라는 사람을 본 적도 없고 만난 적도, 전화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靑 안팎선 “용퇴나 해임이 답”=우병우 수석은 “앞으로는 일일이 대응하지 않겠다”면서 “검찰에 가더라도 모른다, 안 했다는 말밖에 할 게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무적 판단에 따라 책임지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사퇴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우병우 수석의 이날 해명이 모두 맞는다고 해도 진경준 검사장 검증 실패만은 벗을 수 없는 책임이다. 그는 “인사검증 시스템에 차명재산·차명계좌를 들여다볼 수 있는 법적 근거는 없다”고 해명했지만 비상장주식이 100억원대의 대박이 난 것은 누가 봐도 의구심이 생기는 스토리다. ‘봐줬거나 제대로 조사를 안 했거나’라는 게 정치권의 시각이다.

이 때문에 청와대 안팎에서는 우병우 수석이 용퇴하거나 박근혜 대통령이 해임하는 게 맞는다는 의견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이대로 가면 ‘의혹 백화점’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박 대통령은 오는 7월 말 휴가에서 우병우 수석 문제를 심각하게 고민할 것으로 예상된다.

맹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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