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이하 특조위)는 20일 서울 용산 백범김구기념관 대회의실에서 ‘세월호참사 피해자지원 실태조사 결과 발표회’를 갖고 세월호 참사 피해자들이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세월호 참사 유가족 14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자살을 생각해본 적이 있는 유가족의 비율은 42.6%로 일반인 평균(2∼5.6%)에 비해 8~20배 이상 높았다. 자살 시도 비율도 세월호 참사 유가족의 경우 4.3%로 일반인 평균(0.2~0.9%)보다 월등히 높았다.
이외에도 세월호 참사 피해자 대다수가 전신피로(80.9%), 수면문제(75.4%), 소화문제(60.4%) 등 신체적 이상 증세를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를 진행한 조선미 아주대 의과대학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신체적 문제에 대한 의료 지원뿐 아니라 참사 이후 발생한 심리적 문제에 대한 의료 서비스 지원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생존 학생들에 대한 보호 조치가 없고 허술한 정부의 초기 조치에 대한 비판도 제기됐다. 생존 학생 19명과 심층인터뷰를 진행한 김승섭 고려대 보건정책관리학부 교수는 “컨트롤타워가 없는 상황에서 입원, 연수원 입소, 일상 복귀 등의 과정이 준비 없이 진행되며 참사 경험을 다시 상기시키는 등 심각한 심리적 문제를 일으켰다”고 강조했다. 양옥경 이화여자대 사회복지전공 교수도 “피해자 중 정보 접근권과 활동보장지원 등에 관한 사전 안내를 받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며 “재난 상황별 지원 대응을 체계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체계적인 재난 대응책 마련과 진상 규명이 가장 중요한 피해자 지원책이라고 입을 모았다. 세월호 특조위 관계자는 “세월호 참사 피해자들의 트라우마 치유를 위해서는 동일한 참사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사회에 대한 신뢰가 매우 중요하다”며 “재난의 원인에 대한 진실이 밝혀지지 않는 한 유가족 등 피해자들이 일상으로 복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