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골프 골프일반

[가자! 리우로]골퍼들에 '미지의 땅'…魔의 14번홀을 정복하라

바라 다 티주카 올림픽 코스

러프 거의 없어 굴리는 샷 유리

바다 낀 링크스 코스, 바람 변수

올림픽 골프코스 설계 한 핸스

"브리티시 오픈과 비슷한 조건

16~18번홀서 역전 드라마 기대"

리우데자네이루 바라 다 티주카 지역에 위치한 올림픽 골프코스의 항공사진. 오는 8월11일부터 이곳에서 올림픽 골프 경기가 열린다.          /리우데자네이루=AP연합뉴스리우데자네이루 바라 다 티주카 지역에 위치한 올림픽 골프코스의 항공사진. 오는 8월11일부터 이곳에서 올림픽 골프 경기가 열린다.   /리우데자네이루=AP연합뉴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바라 다 티주카 지역에 위치한 올림픽 골프코스는 아마 리우올림픽 32개 경기장 중 가장 주목받는 곳일 것이다. 100년 넘게 올림픽과 관계가 없던 골프는 리우올림픽 골프코스에서 사실상의 올림픽 데뷔전을 치른다. 올림픽에서 마지막으로 골프가 열렸던 1904년 미국 세인트루이스 대회 당시 참가선수는 77명에 불과했고 그마저도 전부 세인트루이스 컨트리클럽 회원이었다. 이번에는 각국에서 120명(남녀 각 60명)이 출전한다. 남자 골프 일부 톱랭커들이 지카 바이러스 등을 이유로 불참하지만 그로 인해 올림픽 권위가 실추될 수준은 아니다.

선수들에게 올림픽 골프코스는 미지의 땅이다. 지난 3월 테스트이벤트(사전점검 대회)가 열렸지만 주요 선수들은 참가하지 못했다. 투어가 한창이던 시기라 브라질까지 날아가 코스를 점검할 여유가 없었다.


약 97만㎡의 부지에 조성된 올림픽 골프코스는 환경 문제 등의 논란을 딛고 3년 이상의 시간을 들여 완성됐다. 공항에서 35㎞, 선수촌에서 9㎞, 메인프레스센터(MPC)에서는 7㎞ 거리에 있으며 올림픽을 마치면 브라질 골프 저변 확대를 위해 퍼블릭 골프장으로 운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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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 설계는 길 핸스(미국)가 맡았다. 그가 그동안 작업해온 골프장을 돌아보면 올림픽 골프코스의 성격도 짐작할 수 있다. 핸스의 대표적인 작업은 미국 마이애미의 트럼프 내셔널 도럴 골프장 블루몬스터코스 리노베이션이다. 블루몬스터는 월드골프챔피언십(WGC) 시리즈 캐딜락 챔피언십 대회장이다. 핸스는 LA 컨트리클럽 북코스 리노베이션과 유럽 투어 스코틀랜드 오픈 개최지인 캐슬 스튜어트 골프링크스 설계도 담당했다. 국내 에머슨 골프클럽(옛 중앙CC) 리노베이션 역시 핸스의 손을 거쳤다.

핸스는 코스 디자인계의 미니멀리스트로 불린다. 인공미를 최대한 배제한 자연주의가 그의 설계철학이다. 올림픽 골프코스 설계를 앞두고 “LA의 러스틱 캐니언 골프코스와 가장 비슷하게 진행될 것 같다”고 밝혔던 핸스는 최근에는 골프매거진 인터뷰를 통해 메이저대회 브리티시 오픈을 언급해 눈길을 끌고 있다. 그는 리우의 8월은 겨울이라는 사실을 떠올리며 “한 해 중 가장 춥고 건조한 시기이기 때문에 브리티시 오픈과 다르지 않은 단단하고 빠른 조건이 형성될 것”이라면서 “그린 주변은 러프가 거의 없는 짧은 풀이다. 볼을 굴려 보내는 것이 플레이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러프는 없지만 코스 곳곳에 러프보다 무서운 관목과 덤불이 도사리고 있다. 바다를 낀 링크스 코스라 바람도 변수다.

핸스가 꼽은 마(魔)의 홀은 14번홀이다. 파3임에도 229야드나 되는 이 홀에 대해 “모래 언덕들 사이에 자리 잡고 있는데다 그린 주변에도 모래와 덤불이 영향을 미치는 지역이 있어 플레이를 더욱 어렵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3번홀(파4)은 351야드라 드라이버로 1온을 노릴 만한 홀. 16~18번홀(파4·3·5)에도 모험을 걸 만한 요소가 충분해 대역전 드라마도 기대된다. 핸스는 “16번홀에선 드라이버를 잡아도 좋으며 17번홀은 짧은 파3홀이다. 마지막 홀은 2온이 가능하다”며 “스코어를 줄이기 위해 시도되는 온갖 종류의 스윙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파71인 올림픽 골프코스의 총길이는 7,132야드(여자는 6,500야드)다. 남자 경기는 오는 8월11일부터, 여자부는 17일부터 4라운드로 치러진다.

양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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