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초대형 개발사업의 정복자

세계적인 건설업체 벡텔 Bechtel은 아마도 우리가 사는 지구의 모습을 가장 많이 바꿔놓은 기업일 것이다. 그러나 벡텔은 현재 새로운 경쟁자와 시장 둔화, 경영권 이동 등 여러 가지 문제에 직면해있다. 포춘이 독자들에게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비상장 기업 중 하나인 벡텔의 내부를 들여다볼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를 제공한다.

리야드 도시철도: 벡텔이 맡은 최근 초대형 프로젝트. 예산 101억 달러를 투입해 사우디아라비아 수도에 환승 시스템을 건설하는 사업이다.시공했다.리야드 도시철도: 벡텔이 맡은 최근 초대형 프로젝트. 예산 101억 달러를 투입해 사우디아라비아 수도에 환승 시스템을 건설하는 사업이다.시공했다.


무게 1,000톤의 괴물이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의 지하 14층 깊이에서 구멍을 뚫고 있다. 보잉 747 여객기보다 길고 무게도 그 5배가 넘는 이 기계는 터널 굴착기(tunnel-boring machine · TBM)다. 이 TBM은 24시간 쉼 없이 텅스텐 칼날로 아라비아 사막의 분홍색 사암층을 파쇄해 직경이 약 10.2미터나 되는 원형 터널을 만들고 있다. 므네파 Mneefah라는 이 대형 기계의 별칭은 왕국의 초대 국왕에게 승리를 가져다 준 전설적 군마에서 유래했다.

21세기의 므네파는 군마처럼 달리는 대신 돌을 부수고 있다. 필자가 공사 현장을 방문한 날, 므네파 날 뒤로 보이는 터널 내에는 괴기스런 분위기의 조명이 잔뜩 켜져 있었다. 한 시간에 한 번씩 기계 칼날에서 나던 소음이 갑작기 멈추면서 로봇 팔이 튀어나왔다. 팔에 달린 흡입구는 한 개당 무게만 6톤인 곡면형 콘크리트 패널 8개를 천천히 집어 든 후, 새로 깎아낸 벽에 시계 방향으로 하나씩 붙여나갔다. 므네파는 그렇게 무(無)에서 하나씩 전 세계 최대 도시교통 환승 시스템의 뼈대를 만들어가고 있었다.


리야드 도시철도 사업의 엄청난 규모와 압도적 기술 수준 덕분에, 주 시공사 벡텔은 독보적 규모의 초대형 건설 프로젝트 분야에서 세계 최고라 부를 만한 위치에 오를 수 있었다. 통근로가 전혀 존재하지 않는 이 도시에서, 벡텔이 이끄는 컨소시엄은 약 63km 길이의 터널, 구름다리, 고심도 지하철역, 솓구치는 터미널 등을 중심가에 건설하고 있다(다른 건설사들도 지하철 건설에 참여하고 있지만, 벡텔이 리야드 도심의 가장 어려운 부분을 맡고 있기 때문에 프로젝트에 할당된 TBM 7대 중 4대를 이 회사가 사용하고 있다).

리야드 프로젝트의 예산은 단일 컨소시엄에 배정된 토목공사 프로젝트로는 역대 최대인 101억 달러다. 공사는 최고 한도가 정해진 ‘고정 가격(fixed price)’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에 따라 벡텔을 필두로 그리스의 CCC, 사우디아라비아의 알마바니 Almabani, 독일의 지멘스(열차 공급을 담당한다) 등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이 재정적 위험 요인을 전적으로 책임지고 있다. 벡텔은 2018년 10월이 되면 거대한 조각들이 하나로 모여 시내를 관통하는 미래형 자율주행 열차 네트워크가 완벽하게 완성될 것이라고 확언하고 있다.

프로젝트를 총괄하는 벡텔의 암자드 방가시 Amjad Bangash 수석부사장은 “이번 프로젝트는 규모와 복잡성 면에서 역대 최대 건설 공사”라고 말했다.



이 말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 118년 역사를 가진 벡텔은 전세계 다른 어느 기업보다 더 많이 ‘물리적 세계’의 모습을 바꿔 놓았다고 말할 자격이 있다. 그들의 주요 실적으론 미국의 후버 댐 Hoover Dam (1936년 완공), 아라비아반도 횡단 송유관(1950), 베이 에어리어 Bay Area 고속환승 시스템(1976), NASA의 40번 우주발사장(1992), 영국과 프랑스를 잇는 해저터널인 채널터널 Channel Tunnel(1994), 아테네 지하철(2004), 그리고 전세계 최대 수준의 공업지대 건설 프로젝트로 회사가 40년 이상 총괄하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주바일 Jubail 등이 있다. 또 벡텔은 연간이용객 수 5,000만 명(뉴욕 JFK공항과 동일한 수준)을 목표로 지은 카타르의 하마드 국제공항(Hamad International Airport)을 최근 완공한 바 있다. 그들의 작품 중에선 미국의 태양광기업 브라이트소스 에너지 BrightSource Energy와 합작한 캘리포니아 모하비 사막의 이반파 Ivanpah 태양광 발전 단지도 빼놓을 수 없다. 태양광 집열판만 35만 개인 이 단지는 현존하는 지구 최대 태양열 발전소다.

그 외에도 벡텔은 런던 중심부와 교외를 연결하는 터널 · 철도 네트워크 건설 프로젝트인 크로스레일 Crossrail 프로젝트-유럽 최대의 인프라 건설 사업이다-의 상당 부분도 감독하고 있다. 이 회사는 현재 미국 내 최초의 LNG 수출 터미널도 건설하고 있다.

끝없이 이어지는 프로젝트 행렬 덕분에, 벡텔은 2015년 매출 400억 달러를 올려 제과업체 마스 Mars, 슈퍼마켓 체인 퍼블릭스 Publix 등을 제치고 미국 6대 비상장기업에 이름을 올릴 수 있었다. 포춘이 올해 새롭게 선정한 ‘가장 중요한 25대 비상장기업’ 리스트에서도 규모 및 인프라의 필수성을 인정 받아 7위에 랭크됐다.

벡텔은 전형적인 가족기업이다. 목장을 운영하던 창립자 워런 벡텔 Warren Bechtel이 철도 건설 지원을 위해 1898년 회사를 처음 창업한 후, 단기간의 예외를 제외하면 창업주 후손 총 4명이 CEO를 맡아 회사를 이끌었다. 가족기업은 첫 2~3세대가 지난 후 전문 경영인 손에 맡기지 않으면 반드시 쇠락하게 된다는 경영계의 일반 상식에 도전장을 던진 셈이었다. 미국 역사상 벡텔만큼 세습경영에 성공한 대기업은 아마 없을 것이다.

지금은 전세계 건설업계가 갑작스런 변화에 위축되고 있는 절체절명의 전환기다. 벡텔은 이 같은 시기에 새로운 세대로 경영권을 이전하는 만반의 준비를 이미 갖추고 있다. 2018년 1월 1일, 혹은 그보다 더 이른 시점에 워런 벡텔의 고손자인 브렌던 벡텔 Brendan Bechtel이 사장에서 CEO로 승진을 하게 된다.

올해 35세인 그는 최고의 베테랑에게도 쉽지 않을 과제를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책무를 떠안고 있다. 원자재 가격이 전세계적으로 폭락하면서 정유 및 광산업체들이 알루미늄 제련소, 구리 광산, 신규 LPG 프로젝트 건설 계획을 백지화했다. 중동 산유국들은 초대형 환승시스템 신규 건설을 일시 중단했다. 일례로, 오만은 수십억 달러 규모의 철도 건설을 얼마 전 잠정적으로 연기했다. 한편 중국 건설업체들은 인건비가 저렴한 자국 노동자 수천 명을 해외에 수출하는 등 완전히 새로운 방식의 사업을 개발했다. 그 결과 벡텔의 경쟁력이 가장 큰 분야에서 중국 기업이 새로운 라이벌로 떠오르고 있다.

브렌던 벡텔 35세, 사장 창업자의 고손자브렌던 벡텔 35세, 사장 창업자의 고손자


벡텔 최고경영진이 30년 만에 처음 갖는 심층 인터뷰에서, 브렌던 벡텔은 필자에게 “회사가 비상장 가족기업의 이점을 십분 활용할 경우, 어려운 시장 상황에서 경쟁사들을 가볍게 압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감에 찬 태도로 “우리는 월가의 기분을 맞추기 위해 매 분기 매출을 늘릴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경쟁사들은 오직 매출을 늘리기 위해 실패 가능성이 큰 위험한 프로젝트를 맡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그런 어리석은 손실을 입지 않는다.” 벡텔은 장기적 관점에서 신중하게 행동할 것이란 얘기다.

그는 또 벡텔 역사상 최대 혁신으로 손꼽힐 만한 계획에도 착수했다. 바로 얼룩진 회사의 대외 이미지를 회복하는 것이다.

벡텔은 오랫동안 수많은 논란거리의 대상이 되어왔다. 벡텔은 보스턴의 도시 재개발 계획 ‘중심동맥 프로젝트(Central Artery project)’, 일명 빅딕 Big Dig의 수석 컨설팅 업체였다. 그리고 이 계획이 차질을 빚으면서 회사 이미지가 타격을 입었다. 2007년 완공 당시 빅딕의 공사 기간은 당초 계획보다 10년 이상, (물가 상승률을 고려할 경우) 예산은 80억 달러 가량 초과한 상태였다. 보스턴 시가 제기한 소송을 해결하기 위해 벡텔과 합작벤처 파트너사는 4억 5,800만 달러의 합의금을 지불해야 했다. 벡텔은 또 2000년부터 맨해튼 계획 (*역주: 미국의 2차 대전 당시 핵무기 개발계획)과 냉전시대에서 발생한 방사성 폐기물의 처리장을 워싱턴 주 핸퍼드 Hanford에 건설하고 있다. 하지만 건설 과정이 안전하지 않다는 환경단체들의 주장과 건설 비용이 크게 초과됐다는 정부 측 공세 때문에 또 다시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됐다. 벡텔 측은 물론 처리 시설이 안전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비용이 늘어난 이유는 정부가 안전기준 강화를 내세워 설계 변경을 끊임없이 요구했기 때문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하지만 벡텔이 정부 입찰로 연명하면서 관료와의 유착을 통해 부당 이득을 얻는 대기업의 전형이라는 비난을 받은 것만큼은 뼈아픈 타격이 아닐 수 없다(벡텔의 전체 매출 중 절반 정도는 정부 사업에서 발생하고 있다).

베테랑 탐사보도 기자 샐리 덴튼 Sally Denton의 저서 ‘부당 이득자의 행진(March of The Profiteers)’이 올해 출간되면서, 벡텔에 대한 이런 시선이 더욱 강화됐다. 이 책은 벡텔이 권력을 가진 정부 관료들이 재계로 가는 ‘회전문’ 역할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수백만 달러 연봉을 주고 영입한 후, 이들이 다시 최고위 공직으로 돌아가면 사업권 등을 따낼 때 인맥으로 활용했다는 것이 그의 비판이었다. 덴튼에 따르면, 1970~80년대 벡텔에서 고위 임원을 지냈던 조지 슐츠 George Shultz와 카스파 와인버거 Caspar Weinberger가 이후 레이건 행정부에서 각각 국무장관과 국방장관에 올랐을 때 회사를 도왔다고 한다. 덴튼은 “임명직 권력자들을 좌지우지하는 (벡텔의) 모습은 ‘서부 개척시대 식의 자본주의(Wild West Capitalism)’가 얼마나 위험한지 경종을 울리는 부분”이라며 “현재 회사는 정치적으로 반동적이며 권위적인 벡텔 가문이 이끌고 있다. 벡텔가가 정부와 재계의 유착 관계를 처음 만들어내진 않았지만, 최소한 활용해온 건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벡텔은 지난 수십 년 동안 이런 공격에 대응하지 않아왔다. 재무 상태를 거의 밝히지 않는 등 벡텔은 세계적인 대기업 중에서 가장 정보 공개를 꺼리는 축에 속했다. 하지만 작년 말, 벡텔 가문과 고위 임원진은 창사 이래 처음으로 심층인터뷰를 갖고 포춘에게 기업 현황에 대해 깊이 있는 정보를 제공하기로 결정했다.

벡텔이 이제 와서 긴 침묵을 깨는 이유는 무엇일까? 브렌던 벡텔은 인재확보를 한 가지 이유로 꼽았다. 날로 경쟁이 치열해지는 현실 속에서 기업이 살아남으려면 최고 기술자와 관리자를 끌어들일 만한 매력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요즘 인재들은 자신들을 영입하려는 기업이 어떤 가치가 있는지 알고 싶어한다. 브렌던 벡텔은 “세계 최고의 유능한 시공팀 확보 여부에 회사의 명운이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다른 대형 비상장 기업들처럼, 벡텔 경영진도 입을 굳게 다문 채 외부인들이 회사 이미지를 만들도록 내버려 두는 게 더 이상 현명하지 않다고 판단한 것이다.

벡텔은 이런 개방성의 새로운 취지에 맞게 포춘에 회사의 전략과 내부 작동 방식을 전례 없는 수준으로 공개했다. 치열하지만 보상이 확실한 파트너 문화가 이 회사를 어떻게 이끌고 있는지 심층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드문 기회였다.

벡텔 가문 출신이 다시 CEO직을 맡는다는 사실은 새삼 놀랄만한 일이 아니다. 그러나 브렌던 벡텔 시대의 출범은 뜻밖의 사태로 예상보다 많이 앞당겨졌다. 24년간 CEO직을 역임했던 그의 아버지 라일리 벡텔 Riley Bechtel 이 2013년 말 파킨슨병 진단을 받은 것이었다. 그는 정년보다 4년 빠른 61세에 은퇴했다. 그의 자리는 35년간 벡텔에서 근무했던 빌 더들리 Bill Dudley가 승계했다. 올해 64세인 더들리는 2017년 말에 은퇴할 예정이다. 그러나 그 시기가 더 앞당겨질 수도 있다.

세계 10대 건설사 (2014년 매출 기준, 자국 내 매출 제외): 해외 매출로 집계한 세계 10대 건설사 순위에서 3위를 차지한 벡텔은 포트폴리오가 가장 다양하고, 유일한 미국 기업이자 비상장기업이다. 국내 매출을 포함할 경우, 중국 기업 상당수가 상위 20위권을 차지하고 있다.세계 10대 건설사 (2014년 매출 기준, 자국 내 매출 제외): 해외 매출로 집계한 세계 10대 건설사 순위에서 3위를 차지한 벡텔은 포트폴리오가 가장 다양하고, 유일한 미국 기업이자 비상장기업이다. 국내 매출을 포함할 경우, 중국 기업 상당수가 상위 20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브렌던 벡텔은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벡텔 본사에서 두 차례 가진 장시간 인터뷰에서, 자신이 10년 넘게 독립적인 이사들의 감독 하에 업무를 습득해왔다는 사실과 수 많은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건설업계를 헤쳐나가기 위해 그 동안 자신이 세워 왔던 전략을 밝히기도 했다. 금발에 다부진 체격을 가진 그는 푸른색 정장 재킷에 셔츠 윗단추를 풀고 나타났다. 상대방의 말을 진지하게 듣는 그는 보수적인 전략가라는 인상을 풍겼다. 그는 “최근 몇 년 동안은 고객에게 상품 가치를 제안(value proposition)할 때 타이밍을 가장 강조해왔다”며 “그들은 에너지 가격이 높을 때 혜택을 보기 위해 프로젝트를 빨리 끝내고 싶어했다. 공기 단축을 위해 기꺼이 추가 급행비를 지불했다”고 말했다. “

하지만 지금은 비용이 최우선이라고 벡텔은 설명했다. 그는 ”요즘 석유 · 가스 업체들이 지갑을 닫고 있다. LNG나 가스발전소 건설 비용을 20~25% 줄이려 하고 있다“며 ”신규 사업 건수는 줄어드는데 따내려는 경쟁자는 많다. 파이 조각을 차지하려는 경쟁이 치열해진 것이다. 우리 회사는 경쟁이 더 심해지는 상황도 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벡텔은 ”이런 환경에선 비상장기업 특유의 인내심이 큰 이점으로 작용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부당 이득자의 행진’에 묘사된 벡텔의 모습에 동의하지 않았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하는 일이 공공 사업과 연관 되면 실망할 일이 더러 생기곤 한다. 우리는 미 에너지부의 프로젝트를 많이 수주했는데, 모든 입찰은 경쟁을 거쳤다. 벡텔은 공공 조달절차를 준수한다. 우리가 공정 경쟁 원칙을 무시하고 관가에 영향력을 행사한다거나, 패거리 문화를 조장하고 있다는 편견은 인정할 수 없다.”

인터뷰를 가진 업계 전문가와 애널리스트, 경쟁사들도 이 의견에 동의했다. 세계적으로 건설업계 경쟁이 치열한 현 상황에선 인맥이 아닌 실력으로 승부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저가 수준의 건설 예산과 정해진 기간에 맞게 완공할 수 있는 능력이 모든 것을 좌우한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 방면에 있어서는 벡텔과 (2015년 연매출 181억 달러로 벡텔보다 규모가 작은) 미국 상장기업 플루오르 Fluor가 최고라는 데 대체로 동의했다. 캐나다의 금융서비스 업체 캐너코드 제뉴이티 Canaccord Genuity의 애널리스트 유리 링크 Yuri Lynk는 “석유, 가스, 광업 및 인프라 분야에서 가장 크고 복잡한 프로젝트는 벡텔과 플루오르가 정말 잘 한다”고 설명했다. “이 둘은 나머지 업체들을 확연히 앞서고 있다.”

3남매 중 장남인 브렌던은 이 같은 명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세심한 ‘맞춤형 교육’을 받아왔다. 2003년 미들버리 대학 Middlebury College 지리학과를 졸업한 후, 그는 토양 및 수자원 보호 관련 프로젝트 모금 전문 시민단체인 ‘보호기금(Conservation Fund)’에서 수 년간 근무했다(남동생 대런 벡텔 Darren Bechtel은 샌프란시스코에서 벤처투자자로 활동 중이며, 여동생 캐서린 벡텔 Katherine Bechtel은 회사의 비용 및 일정 계획을 담당하고 있다). 하지만 브렌던은 가업을 잇는 것이 자신의 미래라고 깨닫고, 다시 스탠퍼드 대학으로 돌아가 MBA와 토목공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2010년 브렌던은 차기 CEO로서 ‘그릇’이 되느냐를 시험하는 일련의 직무를 맡았다. 그가 맡은 직무는 벡텔 이사회 고위 경영진과 ‘스메덱 Smedec’이라 불리는 개발위원회의 세심한 합작품이었다. 스메덱은 아버지 라일리 벡텔, 올해 91세인 조부 스티브 벡텔 주니어 Steve Bechtel Jr., 그리고 중량급 사외이사 3인으로 구성돼 있다. 에너지기업 셰브론 Chevron의 전 CEO 데이비드 오라일리 David O’Reilly, 회계법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의 전 회장 닉 무어 Nick Moore, 영국 및 호주계 광산 대기업 리오틴토 Rio Tinto의 전 CEO 리 클리퍼드 Leigh Clifford가 바로 그 사외이사들이다. 라일리 벡텔은 “브렌던 본인은 물론 회사도 그가 어려운 임무를 잘 수행할 수 있을지 확인할 필요가 있었다” 고 말했다. “4대에 걸쳐 경영을 세습한 만큼, 언젠가 가족 외의 인물이 CEO직을 맡을 수 있다는 것도 이해하고 그에 대비했다.”

2012년 초 브렌던 벡텔은 첫 번째 큰 시험을 치렀다. 100억 달러 규모의 대형 프로젝트인 LNG 플랜트 건설사업 총괄을 지원하기 위해, 호주 북동부 해안에서 멀찌감치 떨어진 돌투성이 커티스 섬 Curtis Island으로 파견된 것이었다. 그 땐 결혼한 지 한 달 밖에 안된 시점이었다. 그는 이후 18개월간 여기저기 퍼져 있는 노동자 숙소에서 상당한 시간을 지내며, 대형 프로젝트의 예산과 작업 기한을 맞추는 일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2013년 말 그는 다음 시험대에 올랐다. 벡텔의 최대 사업부인 석유 가스 부문을 총괄하게 된 것이었다. 그 때부터 신중한 계획에 따라 움직이던 그의 직무 커리어가 갑자기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라일리 벡텔은 65세 생일이 되는 2017년 말까지 CEO직을 맡을 예정이었다. 그 동안 브렌던은 개별 업체들을 2~3년간 맡은 후, 2016년 말쯤 사장직에 오른다는 계획이었다. 이사회는 라일리 벡텔의 후임으로 당시 사장이었던 더들리를 지명했다(라일리는 현재 회장직을 유지하고 있다). 브렌던 벡텔은 2014년 8월 사장 겸 최고운영자(COO)로 승진했다.




리야드 지하철 공사 현장: 벡텔이 이끄는 컨소시엄은 대형 도시환승시스템을 건설하기 위해 리야드 시내 지하에 약 63km 길이의 터널을 건설하고 있다.리야드 지하철 공사 현장: 벡텔이 이끄는 컨소시엄은 대형 도시환승시스템을 건설하기 위해 리야드 시내 지하에 약 63km 길이의 터널을 건설하고 있다.


브렌던 벡텔이 CEO가 되면, 요즘 같은 어려운 시장 상황에서도 두 가지 부문에서 큰 이점을 누릴 것으로 보인다. 첫 번째는 벡텔의 강력한 소유-경영권 구조다. 두 번째는 최근 광산 · 석유 분야가 그랬듯이, 한두 분야에서 큰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완충 역할을 해줄 수 있는 벡텔의 폭넓은 사업 포트폴리오다. 하지만 이런 강점을 모두 고려해도 벡텔의 성공이 미래에도 계속될 것이란 보장은 없다. 브렌던 벡텔은 과거 몇 년간 진행했던 프로젝트보다 훨씬 더 위험한 사업을 떠맡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회사 이미지를 개선하려는 브렌던의 노력에는 신규 채용 못지않게 기존 우수 인재들을 붙잡으려는 의도도 깔려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는 5만 5,400명의 직원들이 회사에 대해 자부심을 갖길 바라고 있다. 벡텔은 “우리는 기본적으로 서비스 업체”라며 “우리의 자산은 결국 사람이다. 우리 인재를 채 가려는 경쟁사들의 시도가 유달리 심한 상황에서 가만히 앉아 당할 수만은 없다”고 말했다.

벡텔은 직원만족을 위해 고전적인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바로 돈이다. 중간급 직원들은 최고 월급의 50%라는 두둑한 보너스를 받을 수 있다. 보너스 산정 시 기준이 되는 이익은 소속 사업부가 아닌 회사 전체의 실적을 기준으로 한다. 벡텔은 “광산 시장은 불황이고 석유 · 가스 시장은 활황이라는 이유로 한쪽 사업부에만 더 많은 보너스를 지급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벡텔을 평생직장으로 삼을 경우, 그에 따른 보상도 후한 편이다. 임원이 수석부사장으로 승진하면, 벡텔의 파트너로 임명됨과 동시에 자사주 매입 권리를 갖게 된다. 주식 매입을 위한 대출은 따로 지원하지 않기 때문에 재원은 은행 등을 통해 자체적으로 마련해야 한다. 모든 파트너들은 만 65세를 맞은 해 12월 31일에 은퇴를 해야 하며, 곧바로 자사주를 매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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벡텔에선 총 50인의 주주만이 파트너가 될 수 있다. 이사회 멤버가 아닌 임원 약 35명, 브렌던 벡텔을 포함한 상임이사 9명, 라일리 벡텔과 스티브 벡텔 주니어를 포함한 사외이사 7명이 그들이다. 벡텔가(家) 세 사람이 보유한 주식은 전체의 40%이며, 나머지 60%는 임원 및 사외이사들이 갖고 있다. 규정은 대체로 벡텔가와 파트너들에게 동일하게 적용된다. 창업주 일가라고 해서 특별 의결권을 갖지는 않는다. 하지만 일반 파트너들이 은퇴와 함께 주식을 매각해야 하는 것과 달리, 벡텔가 사람들은 주식을 가족 신탁에 맡길 수 있는 특권을 누릴 수 있다.

벡텔은 영업이익을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나 CFO 피터 도슨 Peter Dawson은 ”매출액 대비 이익률(ROS)이 한 자리 수에서도 낮은 편이며, 타깃 Target과 세이프웨이 Safeway 같은 대형 유통업체들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그의 설명을 기반으로 간단한 계산을 해 보자. 어떤 해 벡텔의 업황이 좋아 매출액 400억 달러와 이익률 2%를 기록했다면, 세후 이익은 아무리 못해도 8억 달러 규모를 올렸을 것이라 추정할 수 있다(비(非)주주에게 지급하는 보너스 포함).

서비스 업체 특성상 이익 대부분을 회사에 쌓아 둘 필요는 없다. 더들리는 “연간 총 이익 중 사내 유보 비율은 그리 높지 않은 명목상 수준 정도”라고 말했다. 벡텔이 연 이익의 20%를 자기자본으로, 30%를 보너스 및 특별 프로젝트 관련 투자로 사용한다고 가정해 보자. 업황이 괜찮은 해라면 주주배당금은 약 4억 달러(나머지 50%) 정도일 것이다. 창업자 가문을 제외한 파트너들에게 1인당 500만 달러(어떤 해에는 이보다 훨씬 많을 수 있다)가 돌아간다고 볼 수 있다.

중량급 사외이사들은 벡텔 가문과 한 배를 탄 파트너들로, 이들은 소유주처럼 활동하고 있다. PwC의 전 CEO 무어는 “우리는 상장기업의 사외이사들보다 훨씬 더 회사와의 이해관계가 깊다”고 말했다. “(벡텔에선) 우리가 주주라는 사실을 명확하고 확실하게 느낄 수 있다.”

벡텔 사업의 4대 축은 광산업, 원자력 및 정부관련 사업, 석유 및 가스, 인프라 분야다. 정체 상태부터 고성장까지 각 분야의 상황은 제 각각이다. 예컨대 광산업은 2009~2013년 가파르게 성장해 벡텔의 최대 사업부인 석유 · 가스 부문을 추월할 기세였다. 하지만 이 기간 이후 구리, 알루미늄, 철광석 가격이 폭락하면서 업황이 함께 나빠졌다. 시장 변동성이 크다는 문제는 비교적 안정적인 정부사업을 통해 일부 상쇄되고 있다.

균형을 통한 기본적 완충 장치를 갖고 있음에도, 벡텔은 불황으로 인한 타격을 피하지 못했다. 2004~2015년 회사 매출은 174억 달러에서 400억 달러로 늘어나 약 8%대의 연 평균 성장률을 기록했다. 건설업이 성숙기임을 고려하면, 가공할 만한 성장세였다(벡텔은 연매출과 예약 매출액을 제외한 다른 재무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성장이 정체되면서 연매출이 2013년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예약 매출을 공개한 2014년의 신규 계약 규모는 184억 달러에 머물렀다. 2004년 이후 평균액인 270억 달러에서 급감한 실적이었다.

한편 중국은 벡텔을 비롯한 세계적 건설사들에게 위협적인 경쟁자로 떠오르고 있다. 중국교통건설유한공사(China Communications Construction) 등 중국 건설업체들은 자국의 기간시설 건설을 통해 지난 20년간 호황을 누려왔다. 지금은 국내 성장세가 둔화돼 해외 진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 벡텔의 더들리 CEO는 “예전엔 중국 업체들이 대개 아프리카에서나 눈에 띄었다”며 “그러나 요즘 중국 업체들은 점점 우리와 비슷해지고 있다. 중동의 고난도 사업에서도 우리와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한편으로 벡텔은 뜻밖의 틈새시장에서 성장을 모색하고 있다. 예컨대 벡텔은 대규모 정부적자와 예산 감축을 위한 가압류 조치가 횡행하는 요즘 상황에서 군사시설의 비용절감을 지원하는 정부관련 사업 부문을 키워왔다. 이런 계약에선 장기간 매출이 발생한다. 2000년 시작한 핸퍼드 방사능 폐기물 처리장 건설 사업이 좋은 예이다. 이 시설의 1단계 공사는 2022년에나 마무리 될 예정이다.

벡텔에겐 시설관리도 짭짤한 사업 분야다. 미국 행정부처의 효율성 강화를 지원하는 비교적 새로운 사업모델을 통해, 벡텔은 연간 40억 달러의 예약매출을 올리고 있다. 벡텔이 이끄는 컨소시엄은 2011년 미 해군의 원자력 추진장치 연구시설 관리 2건을 수주했다. 그로부터 5년 전에는 로스 앨러모스 Los Alamos와 로런스 리버모어 Lawrence Livermore 핵무기 및 국가안보 연구소에서도 유사한 계약을 따낸 바 있다. 벡텔은 이 4개 시설에서 IT, 조달, 인적관리 및 기타 모든 경영 서비스를 담당하는 직원 약 1만 6,000명을 총괄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40억 달러 가량의 벡텔 측 비용 전액을 충당해주면서 추가로 3%, 액수로는 최대 약 1억 2,000만 달러의 수수료도 지불하고 있다.

벡텔은 과거 그 어느 때보다도 사업구조 다각화에 성공했지만, 에너지산업의 급격한 가격변동과 구조적 변화 때문에 (특히 천연가스 사업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가 결코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리야드 지하철 공사 현장: 벡텔이 이끄는 컨소시엄은 대형 도시환승시스템을 건설하기 위해 리야드 시내 지하에 약 63km 길이의 터널을 건설하고 있다.리야드 지하철 공사 현장: 벡텔이 이끄는 컨소시엄은 대형 도시환승시스템을 건설하기 위해 리야드 시내 지하에 약 63km 길이의 터널을 건설하고 있다.


현재 벡텔의 개별 사업 중 가장 규모가 큰 분야는 중국 · 일본 · 스페인행 유조선에 실을 천연가스를 점도 높은 액체로 바꾸는 냉각플랜트 건설이다. 현재 최대 사업부인 석유 및 가스 부문의 총매출에선 LNG 관련 계약이 비중이 절반을 넘고 있다.

벡텔이 엔지니어링 및 건설을 수주한 사빈 패스 Sabine Pass 프로젝트는 미국 최초로 알래스카 외 지역에 LNG 수출 플랜트를 건설하는 사업으로, 멕시코만(灣)에 접한 루이지애나 주 갯벌지대에 시설이 건설됐다. 세니에르 에너지 Cheniere Energy의 사빈 패스 건설 과정은 롤러코스터 마냥 굴곡투성이였다. 2005년 천연가스 공급량이 부족해지자, 세니에르의 차리프 수키 Charif Souki 당시 CEO는 벡텔에 초대형 수입시설 건설을 의뢰했다. 하지만 플랜트가 완공된 2009년 무렵에는 셰일가스 붐으로 공급량이 크게 늘어 수입 전략이 좌초되고 말았다. 수키는 “사실상 파산 상태였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수키는 2013년 사빈 패스를 유럽에 에너지를 공급하기 위한 수출 시설로 바꿔 세니에르를 재건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다시 벡텔을 찾았다.

사빈 패스는 약 122만 평 규모로, 토양이 워낙 습했기 때문에 지하에 말뚝을 박고 토양에 콘크리트를 첨가하는 강화 작업을 거쳤다. 이 단지에는 ‘공장’ 혹은 ‘열차’라 불리는 시설이 총 5곳 있다. 각 ‘공장’은 직사각형 형태의 7층 구조물인 ‘냉각 상자(cold box)’ 7개와 미식축구 경기장 3개 길이의 공간에 우뚝 솟은 대형 파이프 지지대로 구성되어 있다. 각 ‘열차’는 천연가스를 영하 162도로 냉각해 액화한 후, 파이프를 통해 인근 항구에 정박한 유조선으로 전달하고 있다.

LNG 시장은 최근까지만해도 성장 잠재력이 커 보였다. 사빈 패스의 기존 5개 열차와 건설 가능성이 있는 6번째 열차의 공사대금을 다 합치면 총 110억 달러에 달했다. 텍사스 주 코퍼스 크리스티 Corpus Christi에도 추가로 2개 열차 건설이 시작됐다. 수키는 작년 12월 가진 한 인터뷰에서 “세니에르는 두 지역에 앞으로 열차 13~15기를 건설할 계획이다. 총 비용은 약 250억 달러 가량이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세니에르는 2월 말 수출을 시작했지만, 설비과잉과 끈질기게 지속되고 있는 저유가 때문에 시장 상황이 LNG 인프라에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벡텔의 가장 낙관적이고 공격적인 고객이 더 이상 세니에르를 경영하지 않는다는 것도 불리해진 상황이다. 지난 1월 행동주의 투자자 칼 아이컨 Carl Icahn의 공격으로 수키가 회사에서 물러났다. 아이컨은 세니에르의 확장 계획을 근본적으로 수정해야 한다는 신호를 보내기도 했다.

벡텔은 향후 몇 년간 LNG 분야에서 상당한 매출을 유지하겠지만, 초대형 신규 수주를 확보할 가능성은 낮아졌다. 브렌던 벡텔은 이 시장이 동면 상태라는 데 동의했다. 그는 “40억 달러씩 받고 LNG 플랜트 건설 수주를 따내는 건 더 이상 어려울 것”이라고 시인했다.

그렇다고 벡텔이 에너지를 포기했다는 뜻은 아니다. 규모가 비교적 작은 LNG 설비에 대해선 투자가 비교적 신중하게 이뤄지고 있다. 그 결과 현재는 구매업체가 결과물을 얻기 위해 리스크가 큰 대형 계약을 체결할 필요가 없어졌다. 브렌던 벡텔은 이 분야가 유망하다고 보고 있다. 벡텔은 한편으로 미국 내 가스발전소-’돈 먹는 공룡‘ 석탄화력발전소를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건설 사업에서도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지난 수십 년간 벡텔의 최고 고객이었다. 1940년대에는 아라비아반도 횡단 송유관을 건설했고, 1976년부터는 주바일에 대형 석유화학공업단지를 건설하고 있다. 벡텔에게 리야드 도시철도는 성공할 경우 중동 전역을 잇는 차세대 환승 인프라 건설을 위한 시범 사례로, 향후 수십억 달러의 신규 수주를 추가 확보하는 발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유가가 회복되지 않는 한, 건설 붐의 도래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도 현실이다.

벡텔과 고객인 리야드 시 개발당국 양측에 따르면, 도시철도 건설은 국가재정 감축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 프로젝트 매니저 방가시는 “작업 속도를 계속 유지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그 얘기는 자금 지원을 지금처럼 계속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벡텔은 전선 경로 재설정에 따른 지연 극복, 사막의 기후 조건(특히, 예고 없이 공사 현장을 뒤덮는 모래구름)에 맞춘 특수 디자인 설계 등 시공 과정에서 필요로 하는 여러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도전과제를 안고 있다.

한편 므네파는 2018년 말까지 완공 및 시험절차를 완료한다는 목표 아래 터널 안쪽에서 질서정연하게 사암 파쇄를 계속하고 있다.

도시철도 개통 준비가 완료되면, 라일리와 브렌던 벡텔 부자는 아마 사우디 왕가와 함께 개통식에 참석할 것이다. 70년 이상 사업상 협력 관계를 지속해 온 두 왕조는 또 하나의 업적에 대해 서로 축하 인사를 건넬 것이다. 벡텔가는 이런 성공을 언제 다시 이룰 수 있을지 불투명한 상황에서 5세대 후손의 대관식을 준비하고 있다.




◆ 벡텔이 진행한 대형 공사
세상을 바꾸는 데 기여한 벡텔의 7가지 프로젝트

철도엔지니어 워런 벡텔이 세운 벡텔은 1898년 창업 이후 7대주에서 2만 5,000개 프로젝트를 완공하며 업계의 거물로 성장했다. 독보적이고 장대한 대형 프로젝트에 주력해 온 벡텔은 세계 역사상 그 어떤 기업보다도 지구의 물리적 모습을 가장 많이 바꿔 온 기업이라 할 수 있다. 벡텔의 위대한 대표작 몇 가지를 소개한다.






▲ 후버댐
완공 1936년
위치: 미국 네바다·애리조나 주
당시 공사비 4,900만 달러(현재 물가로 환산하면 8억 3,600만 달러)가 투입된 후버댐은 콜로라도강에 농업용수를 공급하기 위해 건설됐다. 현재는 130만 명에게 전기를 공급하고 있다.

아라비아반도 횡단 송유관
완공 1950년
위치: 사우디아라비아
길이 약 1,178km의 이 송유관은 사우디 유전에서 생산된 원유를 레바논, 요르단, 시리아를 거쳐 전후 유럽에 공급하기 위해 건설됐지만 1990년에 폐쇄됐다.






▲ 40번 우주발사장
완공 1992년
위치: 미국 플로리다 주
나사의 23층 건물로 한때 세계 최대 자체구동형 건물이었다. 이 곳을 이용한 첫 발사체는 화성탐사선 마스 옵서버 Mars Observer호였으며, 개축 이후에는 스페이스X 팰컨9 SpaceX Falcon 9로켓이 이 곳을 통해 발사됐다.






▲영불 해저 터널
완공 1994년
위치: 영국 및 프랑스
영국과 유럽 대륙을 잇는 약 51km 길이의 해저터널이다. 사업 후반부에 문제가 발생하자 벡텔이 구원투수로 나서 터널의 상당 부분을 건설했다.

빅딕
완공 2007년
위치: 미국 보스턴
집열판 35만 개가 늘어선 이 발전소는 캘리포니아 남부 14만 가구에 태양열 에너지를 공급하기 위해 22억 달러를 들여 건설됐다.






▲ 이반파 태양열 발전소
완공 2013년
위치: 미국 캘리포니아 주
집열판 35만 개가 늘어선 이 발전소는 캘리포니아 남부 14만 가구에 태양열 에너지를 공급하기 위해 22억 달러를 들여 건설됐다.

주바일
완공 1976년~현재
위치: 사우디아라비아
벡텔이 이 세계 최대 석유화학단지 건설을 위한 인프라 계획을 총괄했다. 현재는 연 10억 달러가 소요되는 추가 인프라 건설도 감독하고 있다.

서울경제 포춘코리아 편집부/BY SHAWN TULLY

BY SHAWN TUL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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