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英 메이 총리, 재치있는 언변으로 화제

메이 영국 신임 총리가 재치있는 언변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 출처= 연합뉴스메이 영국 신임 총리가 재치있는 언변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 출처= 연합뉴스


테리사 메이 영국 신임 총리가 재치있는 언변으로 유럽 외교가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외신들은 ‘철의 여인’ 마거릿 대처가 연상된다고 평가했다.

지난 20일(현지시간) 취임 이후 첫 해외방문국으로 독일을 찾은 메이 신임 총리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1시간 남짓 정상회담을 한 뒤 공동 기자회견을 가졌다.


한 독일 기자가 “유럽연합(EU) 탈퇴를 이끈 보리스 존슨을 외무장관에 임명한 이유가 뭔가. 축구로 말한다면 경기에 뛰고 싶지 않은 선수를 왜 출전시켰는가”라고 물었다.

이에 메이 총리는 “영국 총리가 독일처럼 축구를 잘하는 나라에서 축구 이야기를 하는 것은 위험하다”며 메르켈 총리와 가진 정상회담의 의제들과 연관되지 않은 질문에 재치있게 빠져나갔다.

메이 총리는 메르켈의 첫인상에 대한 질문에 “중요한 건 매우 건설적으로 대화한, 여기 두 여성이 있다는 것이다. 열심히 일하고, 영국과 독일 국민이 각기 원하는, 가능한 최선의 결과를 얻기를 원하는 두 여성이 있다는 것 역시 중요하다”며 총리 경륜에서 훨씬 앞선 메르켈에 대한 존중의 뜻을 담으면서도 자신도 뒤질 게 없음을 내비쳤다.


메이 총리는 다음날 프랑스 파리에서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뒤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도 난감한 질문에 재치있게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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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랑드 대통령이 메르켈 총리보다 더 불편한 상대였는가”라는 질문에 “올랑드 대통령과 메르켈 총리 모두와 일하는 것을 고대하고 있다”고 말한 뒤 앞에 앉아있던 마뉘엘 발스 총리 쪽을 가리키면서 “내가 내무장관으로 있으면서 당시 프랑스 ‘카운터파트’였던 마뉘엘 발스와 매우 좋은 업무 관계를 가졌다. 우리는 늘 열린 태도로 건설적으로 일했다. 이게 앞으로 내가 일할 정신”이라고 덧붙이는 임기응변을 보였다.

한편 메이 총리는 지난 20일 영국 의회에서도 단 한 마디로 영국 언론들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취임 이후 첫 ‘총리와의 질의’에 나선 메이 총리를 향해 야당인 노동당 제러미 코빈 대표가 부도덕한 고용주들 밑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일자리 불안에 어떻게 대응할 것이냐고 묻자, 메이는 “많은 (노동당) 의원들에게 익숙할 것 같다. 직원들 얘기를 듣지 않는 상사. 직원들에게 몸을 웅크리라고 요구하는 상사. 자신의 이익을 위해 규정을 부당하게 이용하는 상사”라고 말한 뒤 목소리 톤을 낮춰 코빈을 바라보면서 “누군지 상기시켜줄까요”라고 촌철살인을 날린 뒤 자리에 앉았다.

코빈이 소속 의원들의 거센 사퇴 요구에도 버티면서 ‘대표 경선에 나서는 후보는 최소 20% 이상의 동료 의원의 지지 서명을 받아야 한다’는 경선 규정을 놓고 현 대표는 적용되지 않고 자동 출마할 수 있다는 해석을 이끌어내 경선 출마 불가의 위기를 넘긴 것을 꼬집은 것이다.

/이효정인턴기자 kacy951@sedaily.com

이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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