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다음주 월요일인 오는 25일부터 5일간 ‘관저 휴가’를 보낸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문제,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의혹 등 대응해야 할 현안이 쌓인 가운데 맞는 이번 휴가는 박 대통령에게 ‘번민의 시간’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22일 기자들과 만나 “박 대통령은 휴가기간 지방에 가지 않고 관저에 머물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임기 첫해인 지난 2013년에만 경남 거제시의 저도에서 휴가를 보냈다. 이듬해에는 세월호 참사 여파로, 지난해에는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로 청와대 내에서 휴가를 보냈다. 올해 역시 사드와 우병우 수석 등의 문제로 관저에 머물기로 함에 따라 박 대통령은 3년 연속 휴가를 청와대에서 보내게 됐다.
박 대통령은 당초 울산·거제 등 산업 구조조정으로 실업이 발생한 곳으로 휴가를 갈 것으로 관측됐다. 박 대통령은 4일 국무회의에서 “거제 해금강과 울산의 십리대숲과 같은 좋은 관광지를 발굴해 알리라”고 말하는 등 지역경제 살리기 차원의 국내 관광에 관심을 나타내기도 했다. 그러나 관저 휴가로 최종 결정됐다.
박 대통령은 5일간의 휴가기간에 편히 쉬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사드 찬반 논쟁과 우병우 수석 문제 해결, 개각 및 청와대 참모진 개편 구상, 8·15 특별사면 대상자 선정, 8·15 경축사 메시지 구상 등 생각해야 할 일이 많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은 21일 “저도 무수한 비난과 저항을 받고 있지만 흔들리지 않겠다”고 말한 만큼 각종 현안에 대한 각계의 반대를 잠재우고 자신의 뜻을 밀고 나가기 위한 방안을 고민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 대통령이 우병우 수석 사태의 전개 양상에 따라 휴가를 마친 8월 초 청와대 참모진 개편을 단행할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