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종목·투자전략

"대박 신화는 끝났다...수익률보다 안정·원금보장 선호도 높아"

<'저금리시대 투자 트렌드' 자산관리전문가 200명 설문>

ETF, 투자 유망상품 1위

펀드 적정 수익률 5~10%

주식 투자는 10%대 꼽아

"투자자들 기대 수준 낮추고

업계는 중수익 상품 개발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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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도 저금리·저성장·고령화 시대로 접어들면서 자산 증식을 통해 행복한 노후를 꿈꾸는 투자자라면 주식·채권·펀드로 대표되는 금융상품 투자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다. 국내 은행·금융투자업계의 자산관리 전문가들은 저금리 시대 속 투자 유망상품으로 상장지수펀드(ETF)와 채권형 펀드 등 중위험·중수익 상품과 안정형 상품이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을 것으로 예측했다. 저금리 속에서도 안정성과 수익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 중 어느 하나라도 놓치고 싶지 않은 욕구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24일 서울경제신문이 은행·금융투자업계 자산관리 전문가 2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22.6%가 초저금리로 금융상품 투자가 늘어날 경우 가장 인기를 끌 상품은 ETF를 꼽았다. 자산관리 전문가들이 ETF 다음으로 꼽은 히트예감 상품은 채권형 펀드(17.7%)와 주가연계증권(ELS·14.2%)이었고 주식형 펀드(12.8%), 개별종목 주식투자(11.8%), 해외 펀드(11.1%)가 뒤를 이었다.

김성봉 삼성증권 WM(자산관리)리서치팀장은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치까지 떨어졌지만 대외 불확실성 탓에 위험자산에 대한 불안 심리가 여전하다”며 “소비자 입장에서는 수익성뿐 아니라 안정성도 동시에 추구할 수밖에 없는 만큼 ETF와 같은 틈새상품이 인기를 끌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올 상반기 ETF 자산총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 넘게 늘어 사상 최초로 23조원을 돌파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자산관리 전문가들이 ETF와 채권형 펀드처럼 비교적 안정성을 갖춘 상품이 인기를 끌 것으로 예측한 것은 국내 투자자들이 수익성 못지않게 안정성을 중시하기 때문이다. 실제 자산관리 전문가들은 저금리시대에 고객이 금융상품을 고를 때 가장 중요시하는 요소로 ‘투자 수익률(44.9%)’뿐 아니라 ‘손실위험을 낮춘 안정성(33.3%)’도 꼽았다. ‘원금보장 여부’를 중시할 것이라는 응답도 15.8%에 달했다. 전체적으로 보면 수익성보다 안정성에 조금 더 방점이 찍힌 것은 이채롭다. 오온수 현대증권 글로벌자산전략팀장은 “초저금리 시대에는 주식으로 대표되는 위험자산의 투자 매력이 높아졌지만 시장상황이 워낙 불투명하다 보니 자산관리 전문가들조차 보수적 투자 전략을 권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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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실질금리 0% 시대에서 원금이 보장되지 않는 펀드와 주식의 기대수익률은 과연 얼마가 적정할까. 전문가들이 바라본 펀드의 연간 적정 수익률은 ‘5~10%(60.1%)’가 가장 많았다. ‘10~20%(20.2%)’와 ‘3~5%(16.0%)’가 그 뒤를 이었다. 주식투자의 적정 수익률은 이보다 높은 ‘10~20%(44.2%)’를 꼽았고 ‘5~10%(28.6%)’와 ‘20~30%(23.1%)’가 뒤를 이었다. 성장률이 2%대까지 떨어진 저성장시대를 맞아 투자자들도 눈높이를 낮춰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금융투자상품에 대한 기대수익률과 관련해 금융투자협회가 지난 2007년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와 비교하면 이런 점이 더욱 두드러진다. 당시 설문조사 결과 개인투자자들이 생각하는 주식투자의 기대수익률은 무려 연 30.9%였다. 연 40% 이상의 수익률을 기대한 투자자도 8.2%에 달했다. 오 팀장은 “금융위기 이후 저성장 시대로 접어들면서 주식투자로 몇 배의 수익을 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진 만큼 투자자들도 기대 수준을 낮출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응답자들은 저금리 기조 속에 투자처를 찾지 못한 부동자금을 자본시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방안으로 ‘중위험·중수익 상품 등 다양한 상품개발(41.9%)’과 함께 ‘정부의 세제지원과 규제개혁(28.6%)’을 제안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부동자금 유입을 위해서는 단기적으로는 정부의 세제지원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며 “중장기적으로도 안정성과 수익성을 두루 갖춘 다양한 금융상품이 개발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민형기자 kmh204@sedaily.com

김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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