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국내 후배들의 '멘토' 세계적 성악가 사무엘 윤 "무대서 성취만큼 후배들과 경험 공유 소중하죠"

독일을 중심으로 세계에서 활약하는 베이스바리톤 사무엘 윤 인터뷰

한국인 성악가 독일 현지 진출 돕는 마스터클래스 진행차 한국 방문

"나 역시 여기까지 오는데 오래 걸려... 노력의 대가 아닌 선물, 당연히 나눠야한다고 생각"

8월 19일 '파우스트의 겁벌'로 한국 관객들 만나 "독일 현지 극찬 받은 공연, 완벽한 호흡이 뭔지 보여주겠다"



성악가 사무엘 윤(45·한국명 윤태현·사진)을 수식하는 단어는 ‘영웅’이다. 깊고 장엄한 음색으로 세계적인 ‘헬덴바리톤(주로 바그너 작품 속 영웅을 소화해내는 바리톤)’의 명성을 얻었고, 지난 2012년 바그너의 성지라 불리는 독일 바이로이트 축제 개막작 ‘방황하는 네덜란드인’의 주역을 꿰차며 ‘바이로이트의 영웅’으로 자리매김했다. 무대 밖에서도 마찬가지다. 연간 10개월 이상 세계를 여행하는 바쁜 일정 속에서도 틈날 때마다 후배들을 만나 조언하고 가르친 시간이 벌써 10여년이다. “무대에서의 성취만큼이나 아이들을 만나는 시간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그는 수백 명 후배의 ‘영웅’이자 ‘멘토’다.

최근 한국 방문에서도 그는 꼬박 이틀의 시간을 할애해 후배들을 만났다. 18~19일 서울 한남동 일신홀에서 17명의 후배 성악인을 대상으로 무료 마스터클래스를 연 것이다. 이 중 한 명은 사무엘 윤이 종신성악가로 17년째 근무하고 있는 독일 쾰른 오페라극장에서 최장 2년간 일하며 수학하게 된다. 한국인 성악가가 유학이라는 과정 없이 곧장 현지로 진출하는 소중한 기회다. “여기까지 오는데 저로서도 꼬박 17년이 걸린 셈이네요. 이번이 2기인데 적어도 10기까지는 이어가겠다는 게 제 목표입니다.”



후배들을 만나고 이야기를 나눈 것에 열정을 쏟는 이유는 그 또한 쉽지 않은 시간을 건너왔던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이탈리아 유학 시절 콩쿠르에서만 열다섯 번 떨어졌다. 돌파구를 찾고자 원래 바리톤이던 음역을 베이스로 바꿔보기도 했고, 오페라 아리아 대신 리트(독일의 예술 가곡)만 계속 불러보기도 했다. “누구나 노력은 하지만 인정받기까지의 시간은 다 다르죠. 저도 시간이 걸린 편이었습니다. 그래서인지 마침내 인정받는 순간이 찾아왔을 때는 이건 노력의 대가라기보다 선물을 받은 것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어요. 받았으니 나 또한 돌려줘야겠다 결심한 거죠.”


이달 말 루체른 페스티벌 참가차 스위스로 출국한 후 오는 8월 19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오페라 콘체르탄테 ‘파우스트의 겁벌’ 출연차 다시 한국을 찾는다. 당대 최고의 작곡가 베를리오즈가 만든 이 오페라는 최고 수준의 음악과 괴테의 원작에 충실한 이야기로 찬사를 받아왔지만, 국내에서는 1999년 이후 공연되지 않았다. 테너 강요셉과 한 무대에 서는 것으로도 기대를 모으는 공연은 지난해 도이치 오퍼 베를린극장에 제작·공연해 현지의 극찬을 끌어낸 바 있는 검증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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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엘 윤은 “현지에서 ‘연출과 성악가, 합창 등 모든 요소가 완벽해 어디 하나 흠잡을 곳 없는 무대’라는 찬사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총 세 명의 주역이 오르는데 강요셉씨와 제가 각각 파우스트와 메피스토펠레로 출연한다는 점은 오퍼 베를린과 같고 마르그리트 역의 메조소프라노(베셀리나 카사로바)는 오히려 훨씬 커리어가 있는 분”이라며 “세 성악가의 완벽한 호흡을 기대해 달라”고 덧붙였다.

사진=송은석기자

김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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