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기고] 한국 '조림 노하우' 몽골서 결실 기대

신원섭 산림청장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 말이 있다. 자연적인 요인도 있겠지만 인위적인 요인도 자연의 모습을 바꿔놓을 수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몽골에서 한국과 몽골 간 협력사업으로 추진한 한몽 그린벨트 조림사업이 올해로 10년을 맞으며 몽골의 강산을 변화시키고 변화의 바람을 불러오고 있다.


사실 대부분의 국민이 푸른 초원의 나라로 몽골을 기억하지만 6월 중순부터 9월까지를 제외하면 대부분 매우 춥고 황량한 모습뿐이다. 특히 몽골의 고비사막은 우리나라로 들어오는 황사의 주요 발원지 중 하나로 지난 30년간 목초지 6.9㎦가 줄어드는 등 사막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고 대부분 반건조 지역으로 국토의 90%가 사막화 위기에 처해 있다.

몽골 정부도 기후변화로 인한 사막화 및 황사와 모래폭풍 방지를 위해 2005년부터 오는 2035년까지 몽골 고비 지대와 스텝 지대를 동서로 가로지르는 3,700㎞의 그린벨트 조성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이 사업을 지원한 첫 원조국가로서 2007년 한국과 몽골 정부 공동으로 한몽그린벨트조림사업단을 설립했고 달란자드가드와 룬솜에 양묘장을 세워 지역 기후조건에 맞고 적응력이 강한 수종을 조림했다.


한몽 협력사업은 1998년 이후 10여년간 네 차례의 정례 임업협력회의를 거치며 양국이 지속적으로 추진해온 산림 분야 협력의 결실이다. 2006년 5월 양국 정상회의를 계기로 몽골에 대한 국가 차원의 체계적이고 장기적인 사막화방지조림사업 지원에 합의했고 그동안 조림한 면적은 3,000㏊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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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그동안 몽골에서 나무를 심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다. 몽골 민족은 수천년간 유목생활을 해왔기 때문에 나무를 심을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 의욕도 없었을 뿐 아니라 기후 또한 춥고 건조해 사업 초기에는 심은 나무의 생존율이 매우 낮았다.

그럼에도 지속적인 기술접목과 한국인의 열정으로 그 드넓은 황무지와 사막화하는 토지를 일부분이지만 10년 동안 녹색의 숲으로 바꾸어놓았다. 몽골 정부와 국민들 또한 서서히 나무심기의 중요성과 토지 황폐화, 사막화의 심각성을 인식하게 됐고 급기야 몽골 정부는 2010년부터 식목일을 제정하고 100만그루 나무심기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몽골 대통령은 5월 방한 때 한 텔레비전과의 단독대담에서 “대통령을 그만두면 나무를 심겠다”고 밝힌 뒤 한국과의 산림협력이 앞으로도 더욱 진전되고 강화되기를 바란다며 나무 심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산림청은 17일 양국 간 정상회담을 계기로 몽골과 10년 사업을 마무리하고 새롭게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번 양해각서는 양국 간 산림과학기술 교류 및 능력 배양 등의 협력뿐 아니라 과밀한 도시화와 공해로 문제를 겪고 있는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에 도시숲 등 도시민들의 휴식공간을 제공하는 것을 주된 내용으로 한다.

산림청은 이번 한몽 산림협력 양해각서를 통해 10년 사업의 성공적 마무리와 함께 그간의 경험과 노하우를 몽골에 전수할 계획이다. 녹화에 성공한 대한민국의 뒤를 이어 몽골도 녹화에 성공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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