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대협과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지원단체 나눔의집 등 시민단체 관계자 30여명은 2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화해치유재단 설립에 위안부 피해자들을 이용하기 위한 호출 작전을 벌이고 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화해치유재단은 지난해 12월 한·일 양국 정부가 체결한 합의에 따라 일본 정부가 10억엔(한화 약 100억원) 규모의 예산을 지원해 조성되며 오는 28일 공식 발족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정대협을 비롯한 일부 시민단체들은 일본정부의 공식사과와 법적인 배상이 빠진 합의라며 전면 무효화를 요구해왔다.
정대협은 “재단 발족식과 관련해 외교부와 여성가족부 관계자가 일본군위안부 피해자와 가족들에게 ‘점심을 대접하겠다’ ’다른 할머니들도 다 온다’ ‘사무실에 오면 돈을 받을 수 있다’는 식으로 연락을 취했다”고 밝혔다.
김선실 정대협 공동대표는 “정부가 재단에 대한 아무런 설명 없이 점심을 대접하고 돈을 주겠다고 한 것은 피해자 할머니들을 우롱하는 것”이라며 “한국 정부는 피해자들을 기만하는 재단 설립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기자회견에는 일본군위안부 피해자인 이옥선·이용수·김복동·김원옥 할머니 등도 참석했다. 이용수(89) 할머니는 “모든 일본군위안부 피해자들이 바라는 것은 일본 정부의 공식적인 사과와 배상”이라며 “한국 정부는 강제로 끌려간 피해자들의 명예가 회복될 수 있도록 전면 재협상에 나서달라”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