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기업 10곳 중 8곳 “중장기 사업계획 중요” … 정작 계획 세운 곳은 절반 그쳐

대한상의, 제조업 300개사 조사…단기현안에 매몰돼 계획 세울 여유 부족

국내 기업 10곳 중 8곳은 중장기 사업계획에 대한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느끼고 있지만 실제 계획을 수립하는 기업은 절반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중장기 계획 수립으로 시행착오를 줄이고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기업이 있는 반면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 단기적인 현안에 매몰돼 여유가 없다보니 계획을 세우기 조차 힘든 기업이 많다는 얘기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국내 제조업 300개사를 대상으로 ‘기업의 중장기 사업계획 수립실태와 시사점’을 조사해 25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중장기 계획의 중요성을 묻는 질문에 기업의 84.3%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응답했다. ‘중요성이 줄어들고 있다’는 응답은 3.4%에 불과했다. 중장기 사업계획이란 기업이 연간 사업계획을 넘는 미래변화를 예측하고 그에 대응하는 전략을 수립하는 것을 뜻한다.

중장기 사업계획의 중요성이 커지는 이유로는 ‘경쟁심화에 따른 시장 불확실성 고조’(56.1%)를 첫 손에 꼽았고 이어서 ‘혁신적 신상품·신기업의 등장’(15.4%), ‘소비자의 인식 및 행태 변화’(12.3%), ‘국내외 경제 정책·제도의 급변동’(11.1%), ‘끊임없이 이어지는 지정학적 리스크’(5.1%)를 들었다.


중장기 사업계획 수립에 대한 애로요인으로는 ‘단기현안에 매몰돼 여유부족’(81.9%)을 첫 손에 꼽았고 ‘빨라진 환경변화 속도’(6.0%), ‘잘못 예측할 경우 책임소재 부담’(5.2%), ‘자사내부 인식부족’(4.3%) 순으로 답했다. 중장기 사업계획을 수립하는데 있어 가장 우려하는 변수로는 ‘중국 경기둔화’(34.3%),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산업재편’(23.0%), ‘한중간 기술격차 축소’(18.0%), ‘TPP, 보호무역 등 통상환경 변화’(11.0%), ‘인구고령화’(9.7%)를 차례로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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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장기 사업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기업 경영성과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장기 사업계획의 성과를 묻는 질문에 ‘새로운 아이디어 포착, 선제 투자 등으로 시장점유율을 높였다’는 기업이 34.7%였고 ‘사업 우선순위 조정, 인력재배치 등으로 시행착오 감소’(30.4%), ‘위기시 계획적 대응으로 피해규모 축소’(23.9%), ‘사전대비를 통한 심리적 안정 효과’(11.0%) 등의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산업파급력이 가장 클 것으로 기대하는 미래기술로는 ‘신소재’(28.3%)를 첫 손에 꼽았고, 이어 ‘에너지 효율화·친환경에너지’(18.3%), ‘인공지능’(16.7%), ‘바이오·헬스케어’(11.0%), ‘사물인터넷·클라우드’(9.3%), ‘로봇·무인기기’(9.0%), ‘가상·증강 현실’(6.0%) 순으로 조사됐다.

전수봉 대한상의 경제조사본부장은 “지금처럼 변화가 심한 시기일수록 장기적인 밑그림을 가지고 있어야 구성원들이 목표를 공유하고 흔들림 없이 대처해 나갈 수 있다”면서 “중장기 사업계획이 유용하고 효력을 발휘하려면 단기적 성과에 치중하기보다는 자신의 핵심역량을 키우는 동시에 사업내용을 상황에 맞게 끊임없이 가다듬어 나가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성행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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