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으로 승부하는’ 저가 음료 전문점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대형 커피·음료 업계에도 대용량 바람이 불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커피전문점 엔제리너스는 대용량 커피인 ‘메가 아메리카노’를 선보이고 음료 크기를 다양화했다. 지난해 음료 판매 구성비를 조사한 결과 스몰 사이즈인 12온스(355㎖) 크기 대비 레귤러 사이즈인 16온스(473㎖)와 라지 사이즈인 20온스(591㎖)가 각각 14.3%, 15.5% 증가했다. 이에 라지 사이즈보다 더 큰 32온스(946㎖) 제품을 내놓은 것. 엔제리너스의 아이스 아메리카노 제품의 경우 스몰 사이즈는 1온스당 341.6원, 메가 사이즈는 187.5원으로 대용량 제품이 절반 가량 저렴하다.
이디야커피 역시 저가 과일주스 전문점에 대응하기 위해 선보인 여름 신메뉴인 ‘복숭아자두 플랫치노’의 경우 기존 용량 보다 큰 엑스트라 사이즈를 선보여 출시 1개월 만에 16만잔을 팔아치웠다. 예전부터 톨(12온스)·그란데(16온스)·벤티(24온스) 등 다양한 용량을 내놓았던 스타벅스커피의 벤티 사이즈 판매 비중은 최근 15% 수준으로 크게 늘어났다.
주로 200㎖ 크기인 컵커피 시장과 가공유 시장도 지난 1년간 10여종의 큰 용량 제품이 잇따라 나오면서 대용량 제품의 격전지로 떠올랐다. 매일유업은 이달 초 대표 컵커피 브랜드인 ‘카페라떼’를 테트라팩에 담아 330㎖ 대용량 제품으로 선보였다. 동시에 고급 커피 브랜드인 ‘바리스타’를 ‘바리스타룰스’로 변경하고 325㎖ 제품 2종을 내놓았다. 앞서 일동후디스는 300㎖인 ‘앤업카페’를, 롯데칠성음료는 390㎖ ‘칸타타’를, 동원F&B는 300㎖의 ‘덴마크 우유 커핑로드’를 출시해 컵커피 300㎖ 용량 시대를 열었다. 한국야쿠르트가 지난해 GS25와 함께 280㎖ 용량의 ‘야쿠르트 그랜드’를 선보이고 롯데푸드도 ‘파스퇴르 쾌변’ 500㎖를 출시한 이후 편의점발 대용량 가공유 PB 제품이 쏟아져나왔다.
대용량 음료 출시가 봇물을 이룬 것은 지갑이 얇아진 소비자들 사이에서 저가 커피 및 과일주스 전문점이 큰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창업시장을 강타한 대용량 음료 브랜드의 영향으로 커피전문점 뿐만 아니라 음료업계가 대용량 제품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