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되레 혼란만 키운 환경부 OIT 위해성 평가

환경부가 26일 독성물질 옥틸이소티아졸론(OIT)이 함유된 항균필터의 유해성 논란이 확산되자 “정상적으로 사용할 경우 유해하지 않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며칠 전 실험 결과 수치까지 공개하며 위험할 수 있다고 발표한 것과는 전혀 다른 입장표명이다. 그러면서 OIT 물질이 외부 공기와 섞여 농도가 낮아질 수 있도록 환기를 자주 시킬 것을 권고했다. 환경부의 이런 해명으로 OIT 물질이 정말 괜찮은지, 환기를 시키려면 굳이 공기청정기를 왜 써야 하는지 등 오히려 국민 혼란만 가중되는 모양새다.


환경부는 애초 충분한 검증과 분석 없이 섣불리 OIT가 함유된 항균필터를 장착한 가정용 및 차량용 에어컨과 공기청정기 제품 모델명을 공개해 불안을 키웠다. 더구나 위해성이 우려된다며 제품회수 조치까지 내렸다. ‘가습기살균제’의 공포가 가시기도 전에 일상생활에서 자주 쓰는 이들 제품에 장착된 항균필터가 독성물질인 OIT를 내뿜는다는 것은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찜통더위에도 에어컨을 틀기가 겁난다는 국민까지 생겨났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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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놓고 불과 엿새 만에 유해하지 않다고 해명하고 나섰으니 황당할 따름이다. OIT가 흡습 및 흡착성이 높은 물질이라 공기 중 잔류시간이 짧고 방출 후 3시간이면 소멸 또는 분해돼 통상적인 사용환경이라면 위험하지 않다는 것이다. 제대로 된 OIT 위해성 평가가 나오기도 전에 서둘러 특정제품에 독성물질이 함유돼 있다고 발표해 국민을 불안에 떨게 하는 혼란을 자초한 꼴이 된 셈이다. 환경부의 이 같은 오락가락 대응은 비단 이번만이 아니다. 미세먼지 대책과 관련해 고등어와 삼겹살을 주범으로 지목했다가 철회하는 해프닝을 연출하기도 했다. 이런 일이 수시로 반복되고 있으니 정부 불신이 커지고 불안감이 잦아들지 않는 것이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정확한 유해성 검사와 검증을 통해 객관적 자료를 갖고 소비자를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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