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디젤 파문으로 르노삼성자동차까지 직격탄을 맞았다. 검찰이 전 폭스바겐코리아 사장인 박동훈(사진) 현 르노삼성 사장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갈길 바쁜 르노삼성까지 불똥이 튄 셈이다. 박 사장은 폭스바겐 사태와 별개로 직원들에게 “동요하지 말라”며 정상업무를 펼치고 있지만, 지난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갓 취임한 최고경영자(CEO)가 위기에 놓이면서 르노삼성은 발을 동동 구르며 사태를 주시하고 있다.
28일 검찰에 따르면 박 사장은 대기환경보전법 위반, 사문서 변조 및 변조 사문서 행사,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측은 박 사장이 폭스바겐코리아 대표로 재임할 당시 독일 본사에서 ‘유로5’에 해당하는 제품의 배출가스를 조작했다는 사실을 알고도 이를 숨긴 채 국내에 판매했다고 보고 있다. 지난 5일과 8일 검찰에 두 차례 소환돼 조사를 받은 박 사장은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박 사장이 폭스바겐 사태에 대해 전혀 보고받지 못해 사태가 이렇게 된 것에 대해 억울하다는 입장을 지인들에게 전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박 사장의 구속 여부는 29일 법원의 영장실질심사를 거쳐 결정된다.
취임 3개월 만에 대표가 위기에 놓인 르노삼성은 하반기 경영에 적신호가 켜졌다. 올 상반기 ‘SM6’ 돌풍에 이어 하반기 QM5의 후속모델 ‘QM6’ 출시, 초소형 전기차 ‘트위지’ 판매 재개 등 회사 입장에서 중요한 이슈가 산적해 있다. 특히 2013년 9월부터 르노삼성 영업본부장(부사장)을 거치며 회사를 이끌어 그의 공백이 생길 경우 타격은 불가피하다.
한편 르노삼성은 올 상반기 SM6 덕분에 내수판매가 늘면서 전년 동기 대비 9.7%나 판매실적이 상승했다. 지난 3월 국내 출시된 SM6는 지난달까지 내수판매 2만7,211대를 달성해 큰 공을 세웠다. 업계에서는 박 사장이 ‘6’이라는 마케팅 전략을 세워 SM6의 돌풍을 이끌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박 사장은 상반기 실적 호조 등에 힘입어 올해 경영 목표를 ‘국내 판매 10만대, 업계 3위 도약’으로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