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롯데家 '금고지기' 고바야시 캐피탈 사장 돌연 사임

"검찰 수사 피할 목적" 관측

고바야시 마사모토 전 롯데캐피탈 사장.고바야시 마사모토 전 롯데캐피탈 사장.




롯데그룹 총수 일가의 비자금 의혹을 두고 검찰이 강도 높은 수사를 진행하는 와중에 롯데 금고지기로 알려진 고바야시 마사모토(66) 롯데캐피탈 사장이 돌연 사임했다.

29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고바야시 사장은 12년간 맡아왔던 롯데캐피탈 대표직을 최근 사임했다. 그는 한국·일본 롯데 지배구조 최상단에 위치한 일본 롯데홀딩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유지하고 있다. 롯데 관계자는 “롯데홀딩스 업무에 집중하기 위해 사임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현재 검찰은 신동빈 롯데 회장을 포함한 총수 일가의 비자금 조성 의혹을 수사하면서 고바야시 사장도 수사선상에 올려둔 상태다. 고바야시 사장은 일본 히토쓰바시대 법학부를 나와 산와은행·UFJ은행 등을 거치며 일본 금융계에서 잔뼈가 굵은 인사다. 지난 2003년 신 회장이 발탁해 한국 롯데캐피탈 상무 자리에 올랐고 2004년 롯데캐피탈 대표로 선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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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롯데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중 유일한 일본인이었던 고바야시 사장은 롯데의 금고지기이자 롯데홀딩스의 대주주인 롯데홀딩스 종업원지주회에 대한 영향력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신동빈과 쓰쿠다 다카유키(일본 롯데홀딩스 사장), 고바야시가 힘을 합쳐 나를 자르고 아버지(신격호 롯데 총괄회장)를 쳐냈다”고 말한 바 있다.

재계와 법조계에서는 검찰이 수사의 칼날을 신 회장과 신격호 총괄회장에게 옮길 조짐을 보이면서 고바야시 사장이 수사를 피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롯데캐피탈 대표직에서 물러났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는 지난달 일본으로 건너가 국내 소환이 까다로워졌다. 검찰은 롯데캐피탈이 비자금 조성의 핵심 창구 노릇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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