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전문가들은 ‘창조경제’를 내세운 박근혜 정부가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지 못했다”는 역설적인 진단을 내놨다. 설문에 답한 100명의 이코노미스트 가운데 84명이 현 정부 경제팀의 성적이 100점 만점에 60점 이하라고 답했다. 특히 50점 미만으로 답한 전문가도 23명에 달했다. 80점을 준 전문가는 15명, 90점 이상은 1명이었다.
50점 이하를 준 전문가들 가운데 8명(34%)은 현 정부가 “개혁동력을 상실했다”고 평가했다. 현 정부가 경제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을 신성장 산업을 찾지 못했을 뿐 아니라 중국의 추격으로 경쟁력을 잃어가는 기존 산업을 재편하기 위한 동력마저 잃었다는 뼈 아픈 지적이다. 설문에 응한 한 전문가는 “새 성장동력을 찾는 창조경제를 하고 싶었지만 애초부터 현 정부는 변화하는 시장과 우리 산업 전체를 길게 내다보는 ‘산업 정책’이 없었다”며 “신약 개발이 주목받으면 ‘바이오’, 알파고가 나오면 인공지능(AI), 이제는 하다못해 포켓몬을 보고 증강현실(AR) 정책을 만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정책 컨트롤타워 기능 미흡’이라고 답한 전문가도 7명(30%)이나 됐다. 한 전문가는 “최경환 부총리 때는 부동산 규제를 완화해서 시장을 띄웠다가 유일호 부총리 때는 다시 옥죄고 있다”면서 “불과 1~2년 안에 정책의 추가 너무 크게 왔다 갔다 한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전문가도 “경제민주화로 시작했다가 손톱 밑 규제 혁파, 이제는 4차 산업혁명까지 왔다”면서 “업종별로 여러 집단에서 상반되는 정책을 펴면서 시장의 각 부분의 이해가 충돌하게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다만 “글로벌 경기가 부진한 상황에서 어느 경제팀이 와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라며 “인위적인 경기 부양을 위해 재정을 훼손하지 않았고 다른 나라처럼 제로금리까지 내리며 무차별로 통화를 풀지 않은 점만은 높게 평가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세종=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