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는 지난 29일 콜로라도주 콜로라도스프링스 유세에서 “이번 대선에서 더 이상 ‘미스터 나이스 가이(Mr Nice Guy)’는 없다”며 대대적 공세를 예고했다. 트럼프는 “어젯밤(민주당 전당대회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 수락 연설) 이후 더 이상 좋게 대해줄 필요가 없어졌다”며 “본격적으로 싸울 준비를 마쳤다”고 강조했다. 클린턴이 후보 수락 연설에서 상당 부분을 할애해 자신을 비판한 것을 겨냥한 것이다.
이에 따라 가뜩이나 비호감 후보 간 대결로 예상되는 이번 미 대선은 지지율이 오차범위 내에서 엎치락뒤치락하는 초접전 양상을 보이고 있어 서로 상대방을 끌어내리려는 네거티브 선거전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편 두 후보는 경제·통상 분야에서는 보호무역주의를 표방하면서도 이민자 문제와 동맹국 관계에 대해서는 정반대의 공약을 내걸고 있어 100일 후 누가 ‘아메리카호’의 선장이 되느냐에 따라 대외정책이 크게 엇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클린턴은 ‘함께하면 더 강하다’를 슬로건으로 이민자 포용과 동맹 강화 등 국제주의를 내세운 반면 트럼프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를 구호로 미국 우선의 고립주의를 앞세우고 있다.
공화당과 민주당이 최근 차례로 전당대회를 개최해 트럼프와 클린턴은 지지율 1위 자리를 주거니 받거니 하다 이제는 오차범위 내 혼전으로 치달아 100일간의 선거전은 최악의 네거티브 경연장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벌써 나오고 있다.
/뉴욕=손철특파원 runiro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