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D램 값 20개월만에 반등…삼성·SK하이닉스 하반기 실적 파란불

스마트폰 출시 늘어 수요↑‥D램값 7.2% 급등

가격 약세 때 업계 D램 생산 줄인 것도 한몫



메모리 반도체인 D램 가격이 20개월 만에 하락세를 멈추고 반등했다. 당초 업계에서는 지난 7월 4% 정도의 상승을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7%나 높아졌다. 하반기 신형 스마트폰 출시가 예정돼 있는 데다 고용량 메모리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게 원인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같은 국내 반도체 업계 입장에서는 호재라는 분석이 나온다.

◇메모리 불황 끝났나…2년 만에 D램 반등=29일 D램익스체인지가 발표한 7월 D램 평균 고정가격(DDR3 4GB 기준)은 1.34달러로 6월(1.25달러)과 비교해 7.2%나 급등했다. DDR3 4GB(기가바이트)는 개인용컴퓨터(PC)에 주로 쓰이며 D램 가격의 흐름을 보여주는 대표 지표다. D램 평균 고정가격은 2014년 9월 이후 19개월간 하락 및 보합세를 이어왔다. 지난해 12월 1.72달러를 기록하며 반짝 상승세를 보였지만 다시 올해 들어 하락세가 이어졌다. 1월과 2월에는 각각 전달 대비 7.5%씩, 3월에는 6%씩 하락했고 이후에도 매달 4% 이상씩 가격이 빠졌다. 지난해 말 1.72달러였던 D램 가격은 올 6월 1.25달러까지 내려왔고 7월 들어 다시 반등하기 시작한 셈이다. D램 가격을 보여주는 또 다른 지표인 DDR4 4GB 가격 역시 7월 1.34달러로 전달 대비 2.29% 상승했다.


D램 가격이 2년여 만에 상승 반전한 이유는 복합적이다.

우선 모바일 분야에서 중국 현지 업체를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스마트폰 수요가 증가한 점이 반영됐다. 특히 3·4분기 들어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과 애플의 ‘아이폰7’ 같은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가 이어지는 점이 영향을 줬다. 또 과거와 달리 스마트폰 D램 수요가 4GB(기가바이트)로 고용량화되면서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최근 들어 부진을 이어오던 PC 분야 D램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 고용량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수요는 꾸준히 늘고 있다. SSD에는 낸드플래시 메모리가 대부분 들어가지만 D램도 탑재된다.

2년여 가까이 D램 가격이 약세를 보이면서 주요 반도체 업체들이 낸드플래시 생산을 늘리고 D램 공급을 줄인 것도 이유다. 업계에서는 하반기 가전 성수기를 맞아 PC 제조업체들이 D램을 확보하고 나선 것도 가격이 반등하는 데 영향을 줬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 업계의 한 관계자는 “PC와 스마트폰 등 정보기술(IT) 제품 판매는 눈에 띌 정도로 늘어나지 않는 상황”이라며 “D램의 경우 수요보다는 공급 쪽 요소 때문에 시황 가격이 극적으로 반전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최대 수혜”=
D램 가격 반등에 국내 반도체 업체들의 하반기 실적에도 파란불이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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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메모리 반도체 시장 점유율(매출액 기준)은 삼성전자가 40.1%로 1위, SK하이닉스(18.1%)가 2위다. D램 가격이 예상외로 빠르게 오르면서 하반기에 국내 반도체 업체도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2·4분기 시스템반도체(LSI) 부문이 약 2,000억원 흑자를 기록한 가운데 D램 가격까지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3·4분기 호실적이 예상된다. 특히 반도체 부문의 선전은 스마트폰 부문의 마케팅 비용 증가를 상쇄할 수 있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3·4분기에는 애플의 ‘아이폰7’이 출시되고 삼성도 ‘노트7’을 새로 내놓기 때문에 마케팅에 주력할 수밖에 없다.

SK하이닉스도 하반기 반등의 기회를 얻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SK하이닉스는 D램 71%, 낸드플래시 26%, 시스템IC 3%의 매출 구조를 갖고 있다. 최근 SK하이닉스는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세 여파로 실적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 2·4분기에는 13분기 만에 가장 낮은 영업이익을 기록하기도 했다.

반도체 업계의 관계자는 “SK하이닉스는 D램 비중이 아무래도 높다 보니 3·4분기 D램 가격에 큰 변동이 없다면 반등이 가능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안기현 반도체산업협회 상무는 “아무래도 국내 기업의 기반이 메모리 반도체, D램이다 보니 시황 개선은 큰 호재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강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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