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뉴 비즈니스 담대한 도전] 'K푸드' 열풍 이끄는 글로벌기업 CJ제일제당

한식통합 브랜드 비비고 론칭

차별화된 맛·품질로 인기몰이

햇반 컵반 등 히트상품 줄이어

한국 食문화 전도사 자리매김

지난해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밀라노엑스포’에서 CJ제일제당 부스를 찾은 관람객이 ‘비비고 김스낵’을 시식하고 있다. /사진제공=CJ제일제당지난해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밀라노엑스포’에서 CJ제일제당 부스를 찾은 관람객이 ‘비비고 김스낵’을 시식하고 있다. /사진제공=CJ제일제당




CJ제일제당은 국내 대표 식품기업을 넘어 글로벌 식품기업으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미래 성장의 기반을 다지기 위해 차별화된 맛과 품질의 한식을 선보이겠다는 게 CJ제일제당의 청사진이다. 단순한 식품 개발과 판매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한국 식문화를 새롭게 정립하고 한식의 가치와 우수성을 글로벌 시장에 알려 진정한 ‘K푸드’ 열풍을 일으키겠다는 전략이다.


CJ제일제당은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해 한식 통합 브랜드 ‘비비고’를 선보였다. 국내 시장에서 이미 확고한 1위를 차지하고 있거나 치열한 선두 경쟁을 펼치고 있는 제품을 전략적으로 육성해 글로벌 식품기업의 장벽을 넘어 새로운 식문화를 전파하겠다는 게 장기적인 목표다. 비비고는 국내에서 냉정한 평가와 검증을 받은 제품은 글로벌 무대에서도 반드시 통한다는 원칙을 증명하는 교본인 셈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미국에서 가장 주목받으며 급성장하고 있는 ‘비비고 만두’를 꼽을 수 있다. 비비고 만두는 맛과 건강, 편의성을 고루 갖춘 한국식 만두를 표방하며 기존 미국 시장을 장악하고 있던 중국식 만두와 차별화에 성공, 연 매출 1,000억 원대의 대형 브랜드로 성장했다. 현지인들의 식문화 트렌드를 반영한 제품 개발에 집중한 결과 ‘K만두’라는 새로운 식품 장르를 창출하며 한식 세계화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비비고 만두는 만두피가 두꺼운 중국식 만두와 달리 만두피가 얇게 하고 채소가 듬뿍 넣은 만두소를 강조해 건강식이라는 이미지를 구축했다. 탄수화물 섭취를 가능한 줄이고 단백질과 야채 섭취를 늘리려는 미국인의 식생활 문화를 공략한 것이 성공의 비결. 한입 크기로 만들어 편의성도 극대화했다. 비비고 만두의 대표 제품인 ‘미니 완탕’은 미국에서 판매되는 만두 중 가장 크기가 작아 튀김, 구이, 완탕, 수프 등으로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국내에서 만두소에 주로 돼지고기가 들어가는 것과 달리 닭고기를 선호하는 현지 식문화를 겨냥해 만두소를 닭고기로 채운 치킨 만두도 전략적으로 개발했다. 또 특유의 향 때문에 국내에서는 인기가 시들한 동남아 채소 고수를 넣었으며, 건강식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 만두피에 통곡물을 넣은 군만두까지 선보였다.


CJ제일제당은 한국을 대표하는 전통식품이자 대중적인 반찬인 김을 스낵처럼 즐길 수 있도록 한 조미김과 김 스낵 수출에도 집중하고 있다. 현재 중국, 미국 등 약 20개 국가에 수출하며 인기를 끌고 있고 올해는 약 300톤 물량을 수출할 예정이다. 조미김의 경우 하반기 중국 대형 유통업체 입점에 주력하고 김스낵은 미국, 일본, 멕시코 등의 현지 유통기업과 막판 수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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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제일제당은 해외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김 관련 제품들이 김에 양념을 하거나 김과 곡물을 함께 기름에 튀기는 방식이라는 점을 반영해 차별화 전략을 택했다. 이를 위해 세계 최초로 김에 ‘쌀 칩’(rice chip)을 접합하는 기술을 적용하고 튀기지 않고 오븐에 굽는 방식으로 ‘비비고 김스낵’을 만들었다. 글루텐, 포화지방, 콜레스테롤 성분이 없고 인공색소나 향미 증진제를 첨가하지 않는 등 철저하게 건강한 간식이라는 점을 앞세웠다. 한식의 정체성을 잘 표현하는 김과 쌀을 사용한 제품이면서도 전 세계적으로 통할 수 있는 바삭하고 고소한 맛에 초점을 맞춘 것이 경쟁력이라는 설명이다.

지난해 4월 선보인 가정 간편식 ‘햇반 컵반’도 글로벌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미국, 러시아, 일본, 홍콩, 중국 등 총 38개국에 진출했고 올해 상반기에 세계 시장에서 지난해보다 2배가량 증가한 약 20억 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이 중 러시아에서는 동북 지역 대도시인 사할린과 블라디보스토크 등 총 50개 소매점에 입점, 매월 매출이 20% 이상 증가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글로벌 전략 제품의 육성을 위한 연구 개발에도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올 3월에는 미국에 냉동식품과 상온식품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미국 식품R&D센터를 구축하며 한식의 글로벌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 앞서 2002년 중국에 설립한 중국 식품R&D센터가 중국을 비롯한 동남아 시장 공략을 위한 전진기지로 자리잡은 것을 계기로 연구개발 투자를 더욱 강화했다.

미국식품R&D센터는 글로벌 전략 품목인 냉동식품과 소스에 집중하고 있다. 미국 냉동식품 시장은 38조원에 이를 정도로 규모가 크고 최근 들어 미국에 세계 각국의 전통식품을 선호하는 ‘에스닉 열풍’이 불고 있어 한식 기반의 냉동식품의 성장 가능성이 어느 분야보다 높다는 판단에서다. CJ제일제당은 미국 식품 시장 공략을 위해 최근 미국냉동식품협회에도 가입하는 등 글로벌 식품기업으로의 변신에 고삐를 죄고 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CJ제일제당은 글로벌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한 제품 개발에 주력하는 한편 한류 컨벤션 ‘케이콘(KCON)’과 같은 대중문화와 어우러지는 마케팅을 전개해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한식 브랜드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며 “한식의 글로벌화가 성공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 역량에 집중하고 세계인들이 한식을 더욱 친근하게 접할 수 있도록 한식 기반의 다양한 레시피를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이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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