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트럼프 낙마 대비하자"...출구전략 찾는 공화

깅리치도 '트럼프 막말' 비판

당 내부 "대통령 자격 의심"

비상 시나리오 '플랜B' 검토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의 무슬림계 전사자 부모 비난으로 촉발된 공화당 내분이 수습은커녕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심지어 공화당 내부에서는 트럼프의 말과 행동으로 미뤄볼 때 대통령 자격이 의심된다며 낙마시 비상대응책까지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포스트(WP)와 ABC방송은 3일(현지시간) 공화당 주요 인사들이 트럼프가 비난을 자초하는 기이한 행동을 연발해 좌절과 혼란을 겪고 있다면서 그가 중도 낙마하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의 대비책을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공화당이 전당대회를 통해 공식 선출된 트럼프의 대선후보직을 강제로 박탈할 권한이 없고 트럼프가 스스로 물러날 가능성도 없어 대타를 세우는 것은 사실상 어렵지만 비상 시나리오로 ‘플랜 B’를 검토하는 것이다.


트럼프가 보수정당에서 용납할 수 없는 군 전사자 가족을 비난하고 우는 아기를 유세장에서 내쫓은 데 이어 이를 비판한 당내 1인자 폴 라이언 의장과 존 매케인 상원 군사위원장 등을 상하원 예비선거에서 지지하지 않겠다고 하자 공화당원들이 차라리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를 찍겠다며 탈당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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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C방송은 트럼프의 당내 최대 후원자인 라인스 프리버스 전국위원장마저 어리둥절해하며 트럼프를 향해 분노를 표했다고 보도했다. 막판까지 부통령 러닝메이트로 거론됐던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도 “트럼프는 지금 자신이 힐러리보다 더 대통령이 되면 안 될 인물이라는 점을 스스로 증명해 힐러리를 돕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상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트럼프의 행보에 폭스뉴스가 이날 공개한 여론조사에서 클린턴은 49%의 지지율을 얻어 트럼프와의 격차를 10% 포인트로 늘렸다. 러닝메이트인 마이크 펜스 부통령 후보는 라이언 의장을 지지한다고 선언해 선거캠프가 사분오열된 상황에서 트럼프는 ‘마이웨이’를 고집하며 “핵무기가 있는데 왜 사용하면 안 되느냐”는 외교·안보에 자질이 없음을 나타내는 물음을 수차례 나 한 일화까지 드러났다.

/뉴욕=손철특파원 runiron@sedaily.com

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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