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리우올림픽 개막]올림픽 시청 50억...10조 쩐의 전쟁 시작됐다

삼성전자 등 11개社 1조 후원

글로벌기업 마케팅 경쟁 치열

선수들 못지않은 자존심 대결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축구대표팀의 문창진(8번)과 황희찬(11번)이 5일(한국시간) 브라질 사우바도르의 폰치노바 아레나에서 열린 피지와의 C조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상대 선수들과 공중 볼을 다투고 있다. 대표팀은 류승우의 해트트릭(3골) 등으로 피지를 맹폭해 한국 올림픽 축구 사상 본선 최다득점 기록을 작성하며 8대0 대승을 거뒀다.    /사우바도르=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축구대표팀의 문창진(8번)과 황희찬(11번)이 5일(한국시간) 브라질 사우바도르의 폰치노바 아레나에서 열린 피지와의 C조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상대 선수들과 공중 볼을 다투고 있다. 대표팀은 류승우의 해트트릭(3골) 등으로 피지를 맹폭해 한국 올림픽 축구 사상 본선 최다득점 기록을 작성하며 8대0 대승을 거뒀다. /사우바도르=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제31회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이 6일(한국시간) 오전 개막식을 시작으로 17일간의 대장정에 돌입한다. 28개 종목에 206개국, 1만903명의 선수가 참여하는 지구촌 최대의 스포츠 축제다. 선수들이 조국의 명예를 걸고 경쟁하는 올림픽 기간에 주요 글로벌 기업들도 치열한 마케팅 승부를 벌인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따르면 이번 리우올림픽은 전 세계 200개국 이상에 7,000시간가량 방송될 예정이다. 시청자만도 50억명에 이른다. 공식 후원사뿐 아니라 광고주 등 올림픽을 통해 기업들이 얻는 경제적 효과는 최대 10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올림픽이라는 지상 최대의 스포츠 축제에서 거대한 ‘쩐(錢)의 전쟁’도 시작된 것이다.

◇올림픽이라는 이름의 마케팅 전쟁터=“전종오 선수 또 한번 금메달을 쐈습니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남자 50m 공기권총 경기장. 카메라가 ‘오메가’ 로고가 붙은 전광판을 비췄다. 시상식을 준비하는 동안 중계 화면에서는 삼성전자와 코카콜라·맥도날드·P&G 등의 광고가 이어진다.


올림픽은 하나의 거대한 광고판이다. 메달을 딴 국가대표의 영광이 기업 로고와 함께 전달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무 기업이나 브랜드와 제품을 노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IOC가 철저하게 스폰서 제도를 운영하기 때문에 소수의 기업만 초대를 받는다. IOC는 지난 1985년부터 공식파트너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올해 리우올림픽의 기업 스폰서 금액 규모는 9억5,000만달러(약 1조548억원)에 이른다. 스폰서 규모는 매년 커져 올림픽 전체 매출 비중의 15%에 달한다.

스폰서는 두 종류다. 그중 으뜸은 TOP(The Olympic Partners)다. IOC와 직접 계약하며 전 세계 11개 기업만 이 지위를 누린다. 독특한 점은 사업별로 단 하나의 기업만 계약한다는 것. 올림픽에는 해당 분야 최고 기업만 참여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전략이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삼성전자가 유일하다. 정보기술(IT) 분야를 맡고 있다. 파나소닉(전자), 코카콜라(음료), 맥도날드(식품), 다우(화학), P&G(생활용품), 오메가(시계 및 전광판), GE(제품 및 서비스), 비자카드(결제수단) 등도 TOP다. 내년부터는 일본 자동차 회사 도요타가 공식 스폰서로 참여해 12곳으로 늘어나게 된다. TOP 지위를 얻은 기업은 보통 4년 전후의 계약 동안 열리는 하계 및 동계, 유소년올림픽 등에서 오륜기나 올림픽 지명 등을 활용해 독보적인 마케팅을 할 수 있다.

개최지 올림픽조직위원회와 계약을 맺는 로컬 스폰서들도 있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는 약 200개 기업이 참여했다. TOP 프로그램에 계약된 기업과 겹치지 않는 분야의 기업만 참여할 수 있다. 올림픽 개최국과 일부 국가에서만 마케팅을 할 수 있다. 스폰서는 아니지만 올림픽 기간 앰부시(ambush·매복) 마케팅을 벌이는 기업은 부지기수다. 오륜기나 올림픽과 관련된 단어를 사용하지는 못하지만 올림픽을 연상시키는 활동을 통해 홍보 효과를 누린다. 기아자동차가 브라질에서 소형차 ‘리오’ 외치기 이벤트를 벌이는 것이 대표적이다. 2면으로 계속


◇올림픽 흥행 따라 기업 주가도 출렁=삼성전자는 올림픽 효과를 톡톡히 본 대표적 기업이다. 삼성전자가 1997년 올림픽 파트너로 참여하면서 핸드폰 분야에서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기술이 일본 기업의 기술력보다 우수함을 알리는 계기가 됐다. 글로벌컨설팅 업체 인터브랜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브랜드 가치는 2000년 52억달러에서 지난해 453억달러로 16년 만에 9배가량 급등했다. 스마트폰과 TV·가전 등 분야에서 혁신을 거듭한 결과지만 올림픽 후원도 글로벌 브랜드 가치 제고에 큰 몫을 담당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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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이번 리우올림픽 기간에 올림픽파크 내에서 ‘갤럭시스튜디오’를 운영한다. 최신 모바일 기술을 체험하고 다양한 방법으로 올림픽 경기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갤럭시S7 엣지 올림픽 에디션’을 공개하고 선수단 전원에게 선물하기도 했다. 올림픽 공식 앱 ‘리오 2016’도 삼성전자가 제작했다. 올림픽 선수 허브 앱도 삼성전자가 제공한다.

업종이 다른 만큼 후원기업마다 마케팅 방식도 다양하다. 1928년 암스테르담올림픽을 시작으로 80여년간 올림픽 후원사로 활동해온 코카콜라와 비자카드는 제품에 초점을 맞추고 유명하지 않은 올림픽 선수들을 등장시키는 광고를 선보였다. P&G는 ‘생큐맘’ 캠페인을 통해 자녀들을 올림픽 국가대표 선수들로 훌륭히 키워낸 어머니들을 조명한다.

올림픽 흥행에 따라 기업들의 주가가 움직이기도 한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춘은 이날 맥도날드·비자 등 공식 후원사 외에 나이키·컴캐스트·언더아머 등을 올림픽 기간에 예의주시해야 할 종목으로 꼽았다. 포춘에 따르면 맥도날드 주가는 지난 네 번의 하계올림픽 때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지수보다 평균 1.5% 높았다.

특히 올해 리우올림픽은 IOC의 규정 완화로 비공식 후원사들까지 적극적으로 마케팅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올림픽의 상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더욱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강도원·김현진기자 theone@sedaily.com

강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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