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리우올림픽]벼랑끝에 몰린 호세프…환영받지 못한 올림픽

브라질 상원특위 탄핵보고서 채택

이달말 ‘탄핵 최종표결’ 가능성 커

“정치·경제 최악인데 축제라니…”

시위대 성화 봉송 막고 돌 던져

치안 불안 극심속 경찰들은 파업

올림픽 내내 국론분열 들끓을 듯





최대 스포츠 이벤트인 2016 하계올림픽 개막을 하루 앞둔 브라질이 대통령 탄핵 심판절차에 들어가면서 올림픽 기간 내내 극심한 정치적 분열에 시달릴 것으로 전망된다.


브라질 상원 탄핵특별위원회는 4일(현지시간) 최종 회의를 열어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 탄핵 보고서를 채택하고 상원 전체회의에서 탄핵안을 처리하라고 권고했다. 특위 위원 21명 가운데 찬성 14명, 반대 5명이었다. 이번 탄핵 권고는 호세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사유가 정당하다는 의견서를 확정한 것으로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정치적으로 호세프 대통령에게 치명적이다.

상원은 오는 9일 히카르두 레반도브스키 대법원장 주재로 전체회의를 열어 보고서 채택 여부에 대한 최종 표결을 진행한다. 전체 의원 81명의 과반(41명)이 찬성하면 보고서에 명시된 탄핵 사유를 상원이 공식 인정하는 셈이 된다. 전체회의에서 보고서가 채택되면 대법원장 주재로 또다시 전체회의를 열어 탄핵안에 대한 최종 표결을 한다. 탄핵안이 3분의2 이상인 54명 이상의 찬성으로 가결되면 호세프는 대통령직을 상실하게 된다.


탄핵안 표결 일정은 미확정이지만 헤낭 칼례이루스 상원의장은 이달 안에 탄핵안 표결을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따라서 25일이나 26일부터 약 5일간 탄핵안에 대한 의원들의 입장발표를 진행한 뒤 마지막 날인 31일께 최종 표결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현지 언론의 분석이다. 리우올림픽(6~22일) 기간에 보고서 채택 표결이 진행되고 올림픽 직후부터 탄핵안 표결이 이뤄지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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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상원의원 가운데 39~41명이 탄핵안에 찬성하고 있어 탄핵 보고서 채택은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탄핵안 통과 여부는 미지수다. 18~24명가량의 의원이 의견을 정하지 못했거나 의견 표명을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탄핵안이 부결되면 호세프는 즉각 대통령직에 복귀하며 가결되면 2018년까지 남은 임기를 미셰우 테메르 대통령 권한대행이 맡는다.

뉴욕타임스(NYT)는 “시위대가 성화봉송을 막기 위해 돌을 던지는 등 브라질 국민은 올림픽에 분노하고 있다”며 “정치경제적 불안이 국민들의 불만을 키우고 있다”고 전했다. 브라질은 탄핵 부결과 조기대선을 주장하는 호세프 진영과 탄핵 강행을 밀어붙이는 테메르 진영 간 대립으로 국론이 분열된데다 경제상황 역시 사상 최악이다. 또 대다수 국민은 올림픽의 혜택이 부유층에게만 돌아간다며 올림픽 자체에 반대하고 있다. 테러와 강도 등 치안불안도 브라질 국민들이 올림픽에 반기를 드는 요인이다.

올림픽을 앞두고 브라질에서는 강도·도난사건이 급증하고 있으나 브라질 정부는 경찰 파업사태조차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수도 브라질리아 경찰 4,000여명은 이날부터 48시간 동안 파업을 벌이기로 하고 업무를 중단했다. 정부는 올림픽 기간의 안전을 위해 전국 경찰과 군대를 주경기장이 있는 리우시에 투입했으나 역부족인 상황이다.

김능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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