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현지시간) 개막한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촬영된 영상이 우리나라에 도달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0.2초에 불과하다. 미국 로스엔젤레스(LA), 태평양, 일본, 부산 등을 거쳐 약 2만8,000㎞를 달려오지만 불안정한 기후의 영향도 받지 않고 끊기거나 느려지는 현상도 없다.
KT가 최근 구축한 해저케이블을 기반으로 ‘한국-브라질’ 국제 구간을 다양한 경로로 중계하는 ‘국제 방송 중계망’ 을 구축했기 때문이다. 주·예비 전송로는 4중화하고, 해저케이블 고장으로 추가 복구가 필요한 점을 감안해 전체 6중화로 설계했다. 부산 송정 국제해저케이블 통합관제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난 이화근 KT네트워크운용본부 상무는 “리우올림픽은 주 회선과 예비회선, 복구회선 등 3단계로 구성돼 운영된다”며 “지진, 쓰나미, 상어의 공격 등으로 해저케이블이 파손되는 긴급상황이 발생하면 LA가 아닌 뉴욕에 있는 데이터센터로 곧장 연결된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는 2006년 독일 월드컵부터 월드컵이나 올림픽 중계는 해저 케이블을 사용하고 있다. 최한규 KT 네트워크운용본부장은 “위성 통신이 대기나 기후 영향을 많이 받는 것에 비해 해저케이블은 KT의 경우 아직 고장이 한 번도 나지 않을 정도로 안정적인 운용이 가능하다” 며 “속도도 빨라 해저 케이블이 인터넷을 포함해 국제 데이터 전송량의 약 99%를 처리한다”고 말했다. 특히 위성보다 전송 용량이 5만3,000배 많고 속도도 훨씬 빠르다. 한국-브라질 구간을 위성으로 중계하는 것보다 0.3초나 단축하며 갑절 이상 빠르다. 머리카락보다 가는 8분의 1㎜ 광섬유 한 가닥으로 250만명이 각각 다른 HD화질(8Mbps)의 영상을 동시에 시청할 수 있고, 700MB용량의 영화를 1초에 3,500여편 전송할 수 있다.
국내에는 10개의 해저 케이블이 연결돼 있는데 KT가 부산 해저케이블 통합관제센터(SNOC)에서 7개를 운용하고 있다. 현재 KT의 전송 용량은 77.53Tbps(초당 테라비트)이나 2017년 태평양을 잇는 NCP(New Cross Pacific) 국제해저케이블이 개통되면 157.53Tbps까지 늘어난다. 이는 국내에 연결된 국제해저케이블 전체 용량의 88%에 해당한다. 세계적으로는 해저 케이블이 65만㎞에 달하며 운용 사업자는 340여 곳이다.
/부산=권용민기자 minizza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