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책임론과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의 중국 방문 등으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를 둘러싼 여야 간 공방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회 차원의 해법 모색을 위한 여야 협의체를 구성하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사드 배치가 국익을 위한 결정이었던 만큼 국론 분열과 지역 갈등을 봉합하기 위해 국회가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또 소통을 위해 갈등을 유발하는 언행을 삼가야 한다는 자제론도 힘을 받고 있다.
새누리당 내 원조 소장파로 불리는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드 배치로 국가 전체가 우왕좌왕하고 있다”며 “북핵과 미사일 위협이 엄중한 상황인 만큼 국론을 모아 사드 논란에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고 적었다. 그는 이를 위해 “대통령이 이른 시일 안에 여야 지도자를 만나야 한다”면서 “야당 대표에게 전후 상황을 진솔하게 설명하고 협조를 구하는 협치의 과정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더민주의 방중(訪中)을 두고 국회가 균형을 잡고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국회 국방위원장인 김영우 새누리당 의원은 이날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지금은 국회가 서로 말을 아끼고 정부 정책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며 “중국의 전방위적 반대에 정치권이 동조하면 안보에 금이 생긴다”고 말했다. 남 지사는 “사드를 논의하기 위해 중국에 가더라도 여야가 동행하는 ‘국회대표단’ 형식이 바람직했다”고 조언했다.
의회 외교로 중국과의 소통 채널을 확보, 혹시 모를 외교 마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자는 목소리도 크다. 이번 더민주 방중단에 포함된 김병욱 의원은 “중국을 편들기 위해 가는 게 아니라 한중 관계가 훼손되지 않도록 정경분리 원칙을 지켜달라고 설득하러 가는 것”이라고 말했고 더민주 정보위 간사인 김병기 의원은 “중국이 사드에 대해 (중국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는) 의심을 하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원유철 새누리당 전 원내대표는 “사드는 북핵 위협에 대한 방어책이자 국가 안위를 위한 것이므로 양보할 수 없는 군사 주권 문제”라면서 “중국을 겨냥하는 것이 아닌 북핵 대응용이라는 설득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류호·박형윤기자 rh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