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핫이슈]코오롱, 멕시코서 에어백 쿠션 공장 가동…효성과 또한번 진검승부

멕시코서 맞붙은 섬유라이벌 효성과 코오롱



멕시코 북부 코아우일라주를 횡단하는 40D 고속도로에선 한국을 대표하는 섬유업체 두 곳의 맞대결을 볼 수 있다. 서쪽 끝 토레온시에서는 효성이 짓고 있는 에어백 쿠션 공장이, 동쪽 끝 라모스 아리스페시에서는 코오롱인더스트리가 지난달 가동을 시작한 에어백 쿠션 공장이 보인다. 멕시코를 에어백 쿠션 생산기지로 키우려는 섬유업계의 두 맞수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코오롱은 지난달 중순께 라모스 아리스페서 매월 수십만~100만개에 이르는 에어백 쿠션(직물)을 만들 수 있는 공장 건설을 마무리하고 가동에 돌입한 것으로 7일 확인됐다. 이곳에서 만든 제품은 기아차를 포함해 다양한 완성차 업체의 멕시코 공장에 공급한다. 코오롱은 공장 규모를 현재 4,200㎡에서 3년 내 3만㎡로 확대할 계획이다.

코오롱 月 최대 100만개 생산가능

먼저 진출한 효성에 선전포고

3년내 공장규모 3만㎡로 확대



이곳은 코오롱의 첫 멕시코 에어백 공장이다. 멕시코에 먼저 진출한 효성을 겨냥한 조치다. 효성은 지난 2011년 당시 세계 1위 에어백 업체였던 독일 GST를 인수하며 멕시코 엔세나다 지역에 연산 900만개 규모 에어백 쿠션 공장을 확보했다. 지난 3월에는 토레온시에 연산 3,000만개짜리 공장도 착공했다. 효성은 오는 2021년까지 약 5,400만달러(약 653억원)를 투자할 방침이다.


효성과 코오롱은 에어백 등 자동차용 고성능 화학섬유 제품을 미래 성장엔진으로 삼아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관련기사



효성은 조석래 그룹 회장의 막내아들인 조현상 산업자재 PG장(부사장)이 직접 에어백 사업을 챙긴다. 그는 지난 4월 박근혜 대통령의 멕시코 방문에도 동행해 토레온 공장 건설 현장을 둘러보기도 했다.

국내 섬유업계 두 맞수가 에어백 대전의 무대로 멕시코를 선택한 이유는 이곳을 차세대 생산기지로 키우는 자동차 기업들이 많아져서다. 멕시코는 미국 바로 밑에 위치해 있고 인건비가 낮아 북미 시장 공략에 유리하다. 또 전 세계 50여개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어 생산한 차량을 세계 시장에 수출할 때도 이점이 많다. 기아차·제너럴모터스(GM)·포드·도요타·BMW 같은 전 세계 완성차 업체들이 멕시코에 공장을 지었거나 증설할 예정이다.

코오롱 공장이 들어선 라모스 아리스페는 제너럴모터스(GM)가 자사 대표 브랜드인 캐딜락 사브 뷰익을 생산하는 종합기지이기도 하다. 글로벌 완성차 공장이 밀집해 있는 누에보레온주와도 가깝다.

업계에서는 효성에 이어 코오롱이 멕시코에서 자리를 잡으면 세계 시장에서 이들의 점유율이 한층 더 높아질 것으로 분석했다. 에어백 쿠션 세계 점유율은 효성이 1위, 코오롱이 3위로 알려져 있다. 국내 한 화학섬유 기업 관계자는 “한국 기업들은 멕시코에서 에어백 직물부터 쿠션까지 만드는 일관 생산체계를 구축해 생산 효율성을 높였다”며 “세계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큰 역할을 하는 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車 생산거점 떠오른 멕시코

국내업체들 에어백 대전 점화

효성과 코오롱 외에도 자동차 소재 시장을 노리고 멕시코로 달려가는 국내 화학 기업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첨단소재는 누에보레온주 몬테레이시에 열가소성강화플라스틱(GMT) 등 차량 경량화 소재 공장을 세웠다. SKC도 일본 미쓰이화학과 합작해 자동차 내장재로 많이 쓰이는 폴리우레탄의 생산기지를 몬테레이에 지었다. GS칼텍스도 내년부터 멕시코 복합수지 공장을 가동한다고 지난 2월 발표했다.

관련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아차 멕시코 공장이 5월 양산에 들어가면서 주변 품목에도 진출 속도가 붙고 있는 모습”이라며 “멕시코가 미주 시장의 새로운 전초기지로 자리를 잡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종혁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