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좀비기업 퇴출"...中 광둥성, 파산법원 설립

올 연말까지 기업 2,333곳 청산

중국에서 성장둔화에 따른 과잉생산으로 빚으로 연명하는 이른바 ‘좀비기업’이 급증하는 가운데 중국 지방정부가 사실상 폐업상태의 좀비기업 관련 분쟁을 조정할 특별법원을 설립했다.

중국 관영 차이나데일리는 중국 남부 광둥성이 좀비기업 파산으로 불거진 분쟁을 조정할 특별법원을 설립했다고 9일 보도했다. 차이나데일리에 따르면 광둥성은 신설되는 파산법원을 통해 올해 말까지 2,333개 좀비기업을 청산할 방침이다. 현재 광둥성 일대 좀비기업은 3,385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차이나데일리는 “좀비기업들은 지방정부와 금융권의 지원으로 겨우 연명하고 있다”며 “구조조정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분쟁을 파산법원이 적극적으로 중재해 좀비기업 청산 속도를 높이겠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차이나데일리는 또 인민은행이 좀비기업 청산을 위한 구체적인 지침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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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최고인민법원에 따르면 올해 1·4분기 중국 법원이 허가한 파산신청 건수는 1,028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3%나 늘었다. 중국은 지난 2007년 파산법 도입 이후 실제로 적용사례가 많지 않았으나 지난해 당국의 적극적인 공급개혁 움직임 이후 파산신청 건수가 급증하는 추세다. 다만 현재 중국 파산법에는 좀비기업들이 파산 후에도 영업을 계속할 수 있게 돼 있어 파산절차를 통한 과잉공급 통제가 효력을 발휘할지는 미지수다. 중국 법원은 기업 청산보다 합병이나 구조조정으로 파산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실제로 최대 과잉공급 분야로 꼽히는 철강산업에서도 중국 당국은 청산보다 메이저 기업들의 합병을 통한 업계 구조조정을 유도하는 상황이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hbm@sedaily.com

홍병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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