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암 잡는 단백질약물 빛으로 조종한다" ...국내 연구진 신기술개발

최철희-정경선 KAIST 교수팀 연구 성과

빛 쪼이면 결함하는 CRY2 및 CIBN단백질 활용해

세포간 단백질 운반체인 엑소솜에 약물 유도

정제과정과 면역억제 등 필요 없어 효율적

"우수하고 안전한 단백질약 대량 생산 원천기술"

푸른 빛을 쪼여 엑소솜으로 치료단백질을 유도하는 원리를 설명하는 개념도/그림제공=KAIST푸른 빛을 쪼여 엑소솜으로 치료단백질을 유도하는 원리를 설명하는 개념도/그림제공=KAIST




암 등의 질환을 치료하기 빛으로 단백질약물을 표적이 되는 종양 세포까지 안전하고 정확하게 유도하는 기술이 우리나라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바이오 및 뇌공학과 소속 최철희·정경선 교수 연구팀이 이 같은 기술을 개발해 지난달 7월 22일자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온라인판에 소개됐다고 9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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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 교수팀은 450~490나노미터(nm) 파장의 푸른빛을 받으면 서로 달라붙는 성질을 지닌 CRY2단백질과 CIBN단백질을 이용했다. 우선 단백질 약물에 CRY2를 융합시키고, 세포끼리 단백질 등을 전달할 때 쓰이는 나노입자인 엑소솜(세포외소낭)에는 CIBN을 융합시킨 뒤 450~490나노미터(nm) 파장의 푸른빛을 쏘이는 방식이다. 이렇게 되면 CRY2가 CIBN쪽으로 이동해 결합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이들 물질과 융합돼 있던 단백질약물과 엑소솜이 달라붙게 된다. 마치 종양세포라는 목적지로 가는 승객(단백질약물)들을 빛으로 인도해 종양행 버스(엑소솜)에 태우는 것과 같은 모습을 상상하면 된다.

기존에는 세포 바깥에서 정제된 단백질을 엑소솜에 넣는 방식 등이 이용됐는데 이번 신기술은 정제과정이 없어 비용과 시간을 절감할 수 있고 치료용 단백질 적재율을 1,000배 이상 향상시킬 수 있다고 과기원측은 설명했다. 또한 기존 방식과 달리 치료용 단백질에 대한 면역반응을 억제시키는 작업이 필요 없고 해당 단백질약물이 표적 세포에 가기 전에 비활성화될 우려도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 교수는 이번 기술에 대해 “안전하고 기능이 우수한 단백질약물을 대량 생산할 수 있는 획기적인 원천기술”이라고 소개했다. 이 기술은 과기원의 교원창업기업인 셀렉스라이프사이언스에 이전 돼 현재 엑소솜 약물 제조 기술의 최적화 등에 활용되고 있다.

민병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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