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자닌 제왕’으로 불리는 선형렬(사진) 에이원투자자문 대표가 투자자들의 빗발친 요구에 오는 22일 1,000억원 규모의 메자닌펀드 시즌Ⅳ를 설정한다. 선 대표는 1년 만에 2,500억원의 이상의 수탁액을 확보하면서 메자닌펀드에서 독보적인 ‘맨 파워’를 입증했다. 지난 2005년 자산운용업계 최초로 메자닌펀드를 운용한 선 대표는 지난해 15년간 몸담았던 KTB자산운용에서 나와 에이원투자자문을 차렸다. 자신의 이름을 걸고 내놓은 메자닌펀드 시즌Ⅰ~Ⅲ는 입소문을 타고 날개 돋친 듯 팔려 나갔다. 메자닌펀드는 특성상 편입자산 물색시기인 1년이 지나야 성과가 나오기 마련인데 선 대표의 펀드들은 이미 5~8%대의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
10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5월 이후 지난 9일까지 설정된 사모 메자닌펀드의 설정액은 총 4,721억원. 이 가운데 에이원이 자문한 메자닌펀드의 설정액은 2,513억원에 달한다. 메자닌펀드는 주식과 채권의 성격을 동시에 가진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교환사채(EB) 등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주가가 오르면 주식으로 전환해 이익을 내고 주가가 내려도 채권 이자로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어 고액자산가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저금리 상황에서 메자닌펀드들이 우후죽순 생겨나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지만 ‘선형렬표 메자닌펀드’는 차별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그가 자문사를 차린 후 지난해 6월 처음으로 선보인 메자닌펀드 시즌Ⅰ은 자금 모집 한 달 만에 1,030억원을 끌어모았다. 이후 시즌Ⅱ와 시즌Ⅲ도 각각 730억원, 750억원어치가 팔리면서 연타석 흥행에 성공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쏠림 현상이 선 대표의 ‘이름값’이라고 입을 모은다. 선 대표가 KTB에서 메자닌펀드를 운용한 11년 동안 평균 수익률은 연 12%에 달한다. 특히 지금까지 투자한 기업 중에 한 곳도 부도가 나지 않았다. 그는 “매월 8곳 정도 회사를 방문해 현장조사를 하고 있다”며 “자금 조달을 통한 사업의 성장 여부는 물론 최대주주의 도덕적 해이까지 질적 심사를 깐깐하게 진행한다”고 말했다. 1년이 지나며 펀드는 수익률로 성과가 나타났다. 1년여의 자산편입 기간이 끝난 시즌Ⅰ펀드 25개의 설정 후 지난 2일 기준 평균 수익률은 5.61%, 시즌Ⅱ 펀드 25개의 평균 수익률은 8.31%로 집계됐다. 6월에 설정돼 아직 자산 편입 중인 시즌Ⅲ에 이어 22일에는 시즌Ⅳ를 설정한다. 현대자산운용을 통해 출시하는 시즌Ⅳ는 20여개 금융사를 통해 약 1,000억원대 규모로 모집할 계획이다. 최소가입금액은 1억원이며 3년 폐쇄형이다. 선취판매수수료는 납입금액의 1%며 총 보수는 연 1.237%다. 성과보수는 5% 이상 초과수익의 20%를 받는다. 선 대표는 “증권사뿐만 아니라 시중은행에서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내년 헤지펀드 운용사 전환 전까지 4~5개 시즌펀드를 추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메자닌(Mezzanine)이란?
층과 층 사이의 라운지 공간을 말하는 이탈리아 건축용어. 투자용어로서는 채권과 주식의 중간 위험 단계에 있는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교환사채(EB) 등의 금융상품을 통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