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남대문경찰서는 강도치사 혐의로 손모(42)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0일 밝혔다. 손씨는 지난달 23일 A(87)씨의 집에서 2,000여만원을 빼앗고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A씨의 조카는 지난달 28일 A씨가 홀로 살고 있던 주상복합아파트 방 안 침대 위에 숨져 있는 것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현장에서 외부 침입 흔적이나 특별한 외상은 발견되지 않았고 타살은 의심되지 않는다는 검안의 소견 등을 토대로 경찰은 A씨가 병사 또는 자연사한 것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A씨 유족은 지난달 31일 장례를 치른 뒤 유품을 정리하다 A씨의 돈가방이 없어진 사실을 발견하고 이를 경찰에 알렸다.
경찰은 아파트 폐쇄회로(CC)TV를 통해 범행 당일인 지난달 23일 A씨가 귀가하기 30분 전 손씨가 먼저 아파트 안으로 들어갔고 A씨 귀가 후 1시간 뒤 손씨가 이곳을 빠져나간 사실을 확인했다. 또 손씨의 가방이 들어갈 때보다 비교적 불룩해져 있는 모습도 포착됐다.
경찰은 손씨를 추적해 범행 17일만에 그를 체포했으며, 경찰 조사에서 손씨는 A씨의 돈 2,000여만원을 빼앗아 달아난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손씨가 돈을 노리고 A씨를 계획적으로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지만 일단 강도 치사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면서 “손씨를 상대로 정확한 범행 동기와 경위 등을 계속 조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