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최용옥 KDI 연구위원은 ‘급속한 기대수명 증가의 함의’ 보고서를 통해 “1988년, 1991년, 1996년 등 과거 통계청의 ‘장래인구 추계’의 평균오차를 보면 15년 후의 65세 이상 인구를 평균 10% 정도 과소예측했다”고 밝혔다. 통계청은 매년 기대수명과 연령별 기대여명을 공표하고 이를 바탕으로 5년에 한 번씩 장래 인구 추계를 발표하고 있다. 하지만 기대수명을 결정하는 사망률 감소속도를 현재 수준으로 가정해 오차가 발생하고 있다는 게 최 연구위원의 지적이다.
최 연구위원은 “소득수준과 의료기술이 개선될수록 사망률이 이전보다 더욱 빠른 속도로 감소하기 때문에 이를 기대수명 계산에 반영해야 한다”며 “특히 우리나라는 전세계에서 기대수명이 가장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장 최근인 2011년에도 1970∼2010년 연령별 사망률 감소속도가 2060년까지 유지된다고 가정하고 장래인구를 추계했다”고 지적했다.
최 연구위원은 “통계청의 2011년 장래인구 추계를 보면 추계시점부터 15년 후인 2026년 65세 이상 인구는 1,084만명이지만 10% 오차를 반영해 교정한 결과 107만명 많은 1,191만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또 “2060년에는 65세 이상 인구가 통계청 추산보다 21% 많은 2,134만명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지적했다.
문제는 통계청 고령층 인구 추계가 연금을 비롯한 사회보장 장기재정전망의 주요 전제로 활용된다는 점이다. 인구 추계가 잘못되면 재정 건전성 관리에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최 연구위원은 “2060년 우리나라 GDP 대비 국가채무가 당초 예상보다 33.8%포인트 더 증가할 것으로 분석된다”고 강조했다. 현재 기획재정부는 세출 구조조정이 없다면 2060년 우리 GDP 대비 국가채무가 62.4%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통계청 인구추계에 기반한 것인데, 최 연구위원의 분석대로라면 약 96%까지 상승할 수 있다.
통계청은 설명자료를 내고 조목모족 반박에 나섰다. 통계청은 “2011∼2015년 65세 이상 인구 추계와 실적치 간 오차는 -0.6%에 불과하다”며 “통계청의 고령인구 오차율이 매년 누적적으로 증가한다고 해도 2026년 과소 예측되는 고령 인구는 18만명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최 연구위원이 산출한 107만명에 크게 못 미치는 수치다.
아울러 통계청은 “85세 정도에 도달하면 기대수명 증가세가 급격히 둔화한다”며 사망률 감소속도가 계속해서 개선된다는 최 연구위원의 가정도 잘못됐다고 반박했다.
/세종=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