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기고] ‘1인 1건 신고’ 로 지키는 안전한 휴가

박인용 국민안전처 장관

대형참사 시작은 사소한 부주의

경미한 위험요소라도 신고하면

뜻하지 않은 재앙 막을 수 있어





‘서경(書經)’에는 ‘성화요원(星火燎源)’이라는 말이 나온다. 이 말은 불똥 같은 작은 불씨가 들을 태운다는 뜻으로 하찮게 보이는 것을 방치하면 엄청난 결과를 초래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우리 주변에서 발생하는 대형사고도 대부분 사소한 부주의와 방심이 빚어낸다.


국민안전처는 이런 작은 부주의로 인한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지난 2014년 출범과 함께 안전신문고 시스템을 구축해 운영해왔다. 신고 건수는 하루 평균 2014년 16건에서 2015년 203건, 2016년 412건으로 대폭 증가하고 있다. 1년 6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16만여건의 신고가 접수, 처리됐다.

한 건의 큰 사고 전에 29번의 작은 사고가 발생하고 300번의 잠재적 징후가 나타난다는 하인리히 법칙을 적용할 경우 적지 않은 대형사고를 예방했다고 볼 수 있는 수치다. 많은 국민의 성숙한 안전신고 정신과 신고 사항을 일선 현장에서 묵묵히 처리하는 공무원들의 노력으로 이뤄낸 값진 결과다.


국가안전대진단이 한창이었던 4월4일 안전신문고 담당자에게 민간단체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고 한다. 국민들의 전화 중에는 공무원을 어렵게 만드는 민원 전화가 종종 있어 담당자는 긴장하며 전화를 받았다고 한다. 그런데 민원인은 “대학교 동아리와 함께 안전신문고를 홍보하려고 하는데 어깨띠와 전단지 같은 홍보물품을 지원해 줄 수 없겠느냐”며 직접 받아가겠다고 했다는 것이다. 그 순간 담당자는 지레 겁을 낸 자신이 부끄러웠다고 한다. 하지만 이내 안전신문고를 홍보하는 민간단체와 신고에 참여하는 국민들에 대한 고마운 마음과 함께 담당 업무에 대한 자긍심이 느껴졌다고 한다.

관련기사



올여름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아 야외에서 휴가를 즐기려는 국민들이 늘어나면서 안전사고 발생이 증가할 것으로 우려된다. 실제로 지난해 물놀이 사고로 36명이 사망했고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도 최근 5년간 47명에 달한다. 자칫 긴장이 풀리는 휴가철에는 국민안전을 위협하는 요소들이 곳곳에 널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정부는 풍수해·물놀이·캠핑장·유원지·도로교통 분야를 여름철 집중 안전관리 대상으로 정해 안전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국민안전에 해가 되는 요소들을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모두 찾아 해소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휴가를 위해 이동하거나 휴가지에 도착한 국민들이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주변을 살펴보면 위험요소를 발견하실 수 있을 것이다. 그 순간 스마트폰 안전신문고 앱을 통해 신고해주면 위험요소를 제거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안전신문고 앱은 스마트폰 플레이스토어 등에서 안전신문고를 검색하면 쉽게 다운로드할 수 있다. 많은 국민이 ‘1인 1건 안전신고운동’에 참여해줄 것을 제안해본다.

얼마 전 경기 여주에서 강변 물놀이 안전사고에 대비해 구명조끼와 구명환을 설치해달라는 안전신고가 들어와 바로 설치를 완료한 사례가 있다. 아직 이곳에서는 물놀이 안전사고로 구명조끼와 구명환이 사용된 적이 없었지만 앞으로 휴가기간 동안 물놀이 안전사고를 예방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생각된다.

국민 모두가 이번 휴가기간에 이와 같이 생활 속의 위험요소를 찾아 신고해주면 즐겁고 행복한 여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올여름 우리 안전을 위협하는 불씨가 될 수 있는 위험한 시설이나 장소를 발견하면 바로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어 신고해 ‘안전이라는 소중한 들판’이 소실되지 않도록 하자.

박인용 국민안전처 장관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