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7~9월 전기요금의 누진제를 완화하기로 하면서 많게는 매달 4만3,300원의 전기료가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요금경감 대상도 크게 늘었고 전체 규모도 지난해보다 3배가량 커졌다.
우태희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은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지난해 여름보다 가구당 3배가량의 혜택이 더 돌아갈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태스크포스(TF)를 통해 누진제 개편을 논의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합리적인 에너지 소비 유도와 저소득층 지원 등 누진제가 가진 장점을 살리면서도 장기간의 이상폭염으로 인한 국민의 전기요금 부담 급증을 줄이기 위해 예상보다 높은 수준의 경감대책을 마련했다”고 덧붙였다.
최대한 많은 이들에게 혜택을 주기 위해 누진제 체계의 폭을 50kwh씩 높이는 식으로 부담을 줄이기로 했다. 1단계의 경우 100kwh 이하에서 150kwh 이하로, 2단계는 101~200kwh에서 151~250kwh 등으로 일제히 상향 조정하는 셈이다. 이에 따라 전기사용이 많은 5·6구간 가구도 경감 대상에 포함됐다. 우 차관은 “장기간의 폭염으로 인해 평상시 3·4단계에 해당하는 전기를 사용하는 가구도 5·6단계로 진입, 요금부담이 크게 늘어날 것을 감안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지난해에는 누진 3·4단계를 통합, 3단계 요금을 부과하면서 647만가구가 지원 대상이었지만 올해는 2,200만가구로 확대됐다. 지원액도 1,300억원에서 4,200억원으로 급증했다.
이번 조치로 기존의 누진 1단계를 제외하고 모든 단계의 전기소비자들은 청구액이 줄어든다. 매달 150kwh(1만5,090원)를 사용하던 가구는 요금이 4,280원 줄어 청구액이 1만810원으로 떨어진다. 또 평상시 350kwh를 사용해 6만2,900원의 요금을 내야 했던 가정의 경우 7~9월에는 1만5,060원이 줄어든 4만7,840원을 내면 된다. 특히 한 달에 전력사용량이 550kwh인 가구는 기존에는 누진 6단계를 적용받았지만 올해 7~9월에는 누진 5단계에 해당돼 줄어드는 요금이 4만3,300원으로 가장 많다.
/세종=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