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대통령이 IS의 창시자”라는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바로 다음 날 또 다시 이를 주장, 그를 향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는 지난 10일 플로리다 주(州) 포드 로더데일 유세에서 “그(버락 오바마 대통령)가 국제테러조직 ‘이슬람국가(IS)’의 창시자다. 그가 ISIS를 만들었다”고 주장한 데 이어, 11일 보수 성향의 라디오 프로그램 진행자와의 인터뷰에서도 같은 주장을 되풀이했다.
진행자가 “혹시 오바마 정부의 외교정책이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IS의 번창을 가능하게 했다는 취지의 언급이냐”고 묻자 트럼프는 “아니다. 내 말은 (말 그대로) 그가 IS의 창시자라는 뜻”이라고 딱 잘라 말했다.
이어 트럼프는 “오바마 대통령이 IS를 증오하고, 또 IS를 격퇴하기 위해 지난 2년 동안 1만 번이 넘는 공습을 감행했다”는 진행자의 반문에 대해서도 “그런 것에 신경 안 쓴다. 그는 IS 창시자”라며 기존의 주장을 고수했다.
그러면서 “(오바마 대통령이) 이라크에서 철군한 방식, 그것이 IS를 만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가 이처럼 연일 오바마 대통령을 공격하고 나선 배경에는 IS 테러로 오바마 정부의 ‘외교정책 실패’를 부각시키는 동시에 ‘무슬림 비하’ 논란으로 인한 지금의 수세 국면을 탈피해 보겠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추측된다.
이에 대해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은 이날 트위터에서 “그렇지 않다. 오바마 대통령은 IS의 창시자가 아니다”고 일축하며 “트럼프가 유발하는 것과 같이 그렇게 수시로 분노를 드러내는 것이 어렵지만,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이번 그의 중상모략은 분노를 자아내게 한다”고 비판했다.
트럼프는 지난 10일 클린턴에 대해서도 “‘거짓말쟁이’ 힐러리 클린턴이 (IS의) 공동창시자”라는 주장을 한 바 있다.
민주당 전국위원회(DNC)도 이날 성명을 내고 “트럼프는 자신의 발언에 대해 분명히 사과해야 한다”면서 “트럼프는 다시 한 번 스스로 대통령이 되는데 필요한 자질이 부족함을 드러냈다. 그는 국가의 최고 공직을 맡기에는 부적합한 인물”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효정인턴기자 kacy951@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