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뉴욕 3대지수 동시 사상최고] 수익에 목마른 글로벌 자금, 주식 등 위험자산으로 몰리나

증시 이어 유가도 올라 리스크온 심리 확산 기대

"美경제지표 호조 다우 곧 2만 돌파할 것"전망

"펀더멘털 없어 유동성만으로는 한계" 신중론도

1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3대 주가지수가 일제히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트레이더들이 환한 표정으로 담소를 나누고 있다. 뉴욕증시의 3대 주요 지수가 같은 날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것은 지난 1999년 12월31일 이후 처음이다.   /뉴욕=AFP연합뉴스1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3대 주가지수가 일제히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트레이더들이 환한 표정으로 담소를 나누고 있다. 뉴욕증시의 3대 주요 지수가 같은 날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것은 지난 1999년 12월31일 이후 처음이다. /뉴욕=AFP연합뉴스




11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3대 주가지수가 동시에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글로벌 증시의 상승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정체됐던 국제유가도 이날 4% 이상의 급등세를 보이자 시장에서 리스크온(risk-on·위험이 큰 자산에 투자) 심리가 본격적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어느 정도 양호한 경기 흐름에도 중앙은행들의 통화완화에 따른 초저금리가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 속에 수익에 목마른 글로벌 자금이 주식 등 위험자산으로 향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다만 탄탄한 펀더멘털의 뒷받침 없이 넘쳐나는 유동성만으로 리스크온 분위기가 이어지기 어렵다는 분석과 함께 투자 신중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이날 미 경제매체인 CNBC에 따르면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주요 중앙은행의 양적완화와 초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미국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인다는 점을 들어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 2만 돌파를 시간문제로 보고 있다. 다우지수는 올 초에 비해 6.8%,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지수는 6.9% 각각 상승했으며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도 4.4% 올랐다. 특히 올 2월 한때 1만6,000선 밑으로 추락했던 다우지수는 지난 6개월 사이에 20% 이상 뛰었다.

뉴욕증시 3대 지수가 일제히 최고치를 경신한 데는 유럽과 일본 등의 양적완화가 계속되는 가운데 미국 자산의 상대적 매력이 6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Brexit) 이후 부각되고 있다는 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당초 악화될 것으로 예상됐던 S&P500 기업의 수익성이 예상보다 양호했던 것도 주가를 견인하는 요인이다. 여기에 6~7월 미 고용시장 개선이 견조하고 소비지출과 임금 증가, 주택가격 회복 등 경제지표의 호조도 증시 상승을 이끌었다. 월가는 다우지수 목표치 평균을 이미 2만3.93으로 상향해놓고 있다. 스튜어트 호프먼 PNC금융그룹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사상 최고치에 따른 피로감에 단기적으로 주가가 5% 정도 빠질 가능성이 있지만 매수 기회로 본다”고 말했다.


미국 증시의 호조는 글로벌 증시 전반의 견인차 역할을 하며 시장의 위험투자 선호 심리를 부추기고 있다. 실제 MSCI 신흥시장지수는 올 초 대비 14%대의 오름폭을 보이며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케롤라인 유 모러 BNP파리바 투자파트너스 대표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글로벌 투자자들에게는 미국이 위험 선호도(risk appetite)의 좋은 지표가 된다”며 “미국 증시의 상승 흐름이 이어진다면 다른 시장들도 혜택을 보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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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한편으로 예상치보다 높기는 하지만 기업 실적이 딱히 나아진 것이 없는 증시가 사상 최고 행진을 이어가는 것은 저금리 속에 넘쳐나는 돈의 힘 때문이라는 분석과 함께 그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높다. 최근 골드만삭스는 3개월 뒤 글로벌 증시에 대한 전망을 ‘비중 축소(underweight)’로 제시하기도 했다. 크리스티안 뮬러-글리스만 등 전략가들은 “우리의 위험 선호 지표는 긍정적인 모멘텀이 사라져가면서 이제는 중립 수준에 가깝다”면서 “시장의 위험 선호 지향이 지속되기 위해서는 거시적인 펀더멘털이 양호하거나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부양책을 동원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특히 뉴욕증시 고평가를 우려하는 전문가들은 S&P500 기업의 3·4분기 실적 전망치가 전반적으로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는 점을 들어 머지않아 증시의 서머랠리가 막을 내릴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S&P500 기업의 주가수익비율(PER)은 현재 19.5배에 달해 최근 10년 평균인 15.9배를 크게 웃돌고 있다. PER 상승은 기업의 주당이익에 비해 주식 가격이 크게 뛰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S&P500 기업 실적 둔화를 예고한다고 볼 수 있다.

게다가 안정을 찾아가던 중국 경제가 다시 흔들리고 있다는 점도 위험자산 투자를 낙관하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7월 산업생산과 소매판매, 고정자산투자 증가세가 모두 둔화하면서 안정을 되찾아가던 중국 경제가 다시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12일 발표한 7월 산업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6.0% 증가에 그쳐 전월 수치나 예상치(각각 6.2%)를 모두 밑돌았다. 7월 소매판매도 10.2% 증가에 그쳐 전월(10.6%)이나 예상치(10.5%)에 미치지 못했다.

/뉴욕=손철특파원 runiron@sedaily.com

이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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