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아베, 4년째 가해 언급회피... 일왕은 "진심으로 반성" 참회

日 종전기념일 추도식 행사서

아베-일왕 '엇갈린 행보'

아베, 공물료 납부하며 극우본색

일본 종전기념일(패전일) 71주년인 15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도쿄무도관에서 열린 추도식 행사에서 연설하기 위해 아키히토 일왕 내외 옆을 지나가고 있다. 아베 총리는 올해도 2차 세계대전과 관련된 일본의 가해 책임을 일절 인정하지 않아 ‘깊은 반성’을 표현한 아키히토 일왕의 추도사와 대비를 이뤘다.       /도쿄=AFP연합뉴스일본 종전기념일(패전일) 71주년인 15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도쿄무도관에서 열린 추도식 행사에서 연설하기 위해 아키히토 일왕 내외 옆을 지나가고 있다. 아베 총리는 올해도 2차 세계대전과 관련된 일본의 가해 책임을 일절 인정하지 않아 ‘깊은 반성’을 표현한 아키히토 일왕의 추도사와 대비를 이뤘다. /도쿄=AFP연합뉴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15일 일본 종전기념일(패전)을 맞아 열린 추도식 행사에서 4년 연속 일본의 전쟁 가해 사실 언급을 회피했다. 최근 생전퇴위 의사를 밝힌 아키히토 일왕이 같은 행사에 참석해 반성 의사를 밝힌 것과 달리 아베 총리는 극우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날 교도통신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도쿄 지요다구 일본무도관에서 열린 ‘전국전몰자추도식’에 참석해 “전쟁의 참화를 결코 반복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또 그는 “역사를 마주해 세계 평화와 번영에 공헌하겠다”고 말했지만 일본의 가해 책임은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아베 총리는 지난 2012년 말 취임 이후 올해로 네 번째 패전일 추도식에 참석했지만 일본이 전쟁을 시작했다는 가해 사실에 관해서는 침묵을 지켜왔다. 통신에 따르면 아베 총리와 달리 일본의 전임 총리들은 매년 추도식 식사에서 “일본이 아시아 국가에 큰 손해와 고통을 안겼다”며 가해 책임을 언급했다.


아베 총리는 이날 2차대전 때의 일본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에 공물료를 납부하기도 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자민당 총재 자격으로 대리인인 니시무라 야스토시 총재특별보좌를 통해 야스쿠니신사에 공물료를 냈다. 니시무라 특보는 기자회견에서 “아베 총리로부터 공물료를 내고 참배하라는 지시를 받았다”며 “전사한 분들의 영령에 애도를 표하고 명복을 빌었다”고 말했다. 한국과 중국의 반발로 아베 총리가 직접 신사를 참배하지는 않았지만 공물료를 납부하며 극우행보를 보인 것이다.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에 소속된 일본 여야 의원 수십 명도 이날 오전 야스쿠니신사를 함께 참배했다. 이들은 매년 종전기념일과 야스쿠니신사 봄·가을 제사 때 신사참배를 해왔다. 일본 정부 인사 가운데는 하기우다 고이치 관방장관이 이날 오전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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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아키히토 일왕은 이날 추도식에서 “과거를 돌이켜보며 깊은 반성과 함께 전쟁의 참화가 재차 반복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예년처럼 ‘반성’을 언급했다. 그는 또한 “전쟁터에 흩어져 전화에 쓰러진 사람들에게 진심으로 애도의 뜻을 표하고 세계 평화와 함께 우리나라가 한층 더 발전하기를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아키히토 일왕이 8일 영상 메시지를 통해 생전퇴위 의사를 밝힌 후 왕궁 바깥에서 공무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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