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가장 매력적인 직장] 케이스 스터디/ SK그룹 ¦ ‘일과 싸워 이기는’ 패기의 SK맨 뽑는다

SK그룹이 2013년부터 시행해온 탈(脫) 스펙 채용 프로그램 ‘바이킹 챌린지’. 입사지원서 기입 항목을 이름과 생년월일, 학교 졸업연도 등으로 최소화했다.SK그룹이 2013년부터 시행해온 탈(脫) 스펙 채용 프로그램 ‘바이킹 챌린지’. 입사지원서 기입 항목을 이름과 생년월일, 학교 졸업연도 등으로 최소화했다.


SK그룹은 공학 계열 대학생들이 뽑은 ‘가장 매력적인 직장’ 5위에 올랐다. 아울러 상경 계열에서는 12위를 기록했다. 공학과 상경 계열 대학생 모두 SK그룹에 높은 관심을 보인 것이다. SK그룹의 주력사업인 에너지와 이동통신 분야가 공학과 상경 계열 학생 모두에게 매력적인 업무 기회를 주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SK그룹이 오랫동안 실천해온 ‘인재 양성’에 대한 노력도 대학생들의 호평을 받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SK는 국내 주요 기업 가운데서도 인재에 대한 열망이 매우 큰 그룹으로 유명하다. 고(故) 최종현 SK그룹 선대 회장은 “사람을 키우듯 나무를 키우고 나무를 키우듯 사람을 키운다”는 신념으로 인재 양성에 대한 열정을 표현했다. SK그룹은 1973년 2월 첫 방송을 탄 고교생 퀴즈 프로그램 ‘장학퀴즈’를 변함없이 후원하고 있다.


인재 양성에 대한 최종현 선대 회장의 철학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에게도 고스란히 계승됐다. 최종현 회장이 설립한 한국고등교육재단의 2대 이사장으로 1999년 취임한 최태원 회장은 인재의 범위를 아시아 지역으로 확대했다. 최 회장은 “아시아의 협력과 발전을 위해서는 아시아 역내 국가와의 교류와 이해가 선행돼야 한다”며 “언어, 문화, 인종, 역사가 다른 아시아 학자에 대한 연구 지원을 통해 아시아는 물론 인류사회 발전의 밑거름이 될 수 있도록 하자” 고 제안하기도 했다.

SK그룹은 직원들을 ‘일 잘하는 인재’로 키우면서 이를 위한 덕목으로 ‘패기’를 요구한다. 최태원 회장은 “일과 싸워서 이기는 기질을 갖춘 사람이 SK가 요구하는 인재”라고 기회가 날 때마다 강조하고 있다. 이는 최종현 회장으로부터 물려받은 인재관이기도 하다. SK가 말하는 패기란 곧 ‘일과 싸워서 이기는 기질’인 셈이다. SK그룹 관계자는 이에 대해 “구체적으로는 적극적인 사고, 진취적인 행동, 빈틈없고 야무지게 일처리하는 기질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적극적인 사고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방식으로 해결 방안을 찾는 것을 말한다. 진취적인 행동이란 모든 장애요인을 극복해 반드시 목표를 달성하려는 태도를 가리킨다. 이에 더해 자기가 맡은 일은 계획부터 마무리까지 다른 사람이 손댈 필요가 없도록 야무지게 처리하는 역량도 필요하다.




지난 1월 입사한 SK주식회사 신입사원 14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상반기 신입사원 패기훈련’. 패기훈련은 신입사원의 강한 도전정신과 패기, 모두가 하나되어 이겨내는 팀워크 등을 기르기 위해 마련한 프로그램이다.지난 1월 입사한 SK주식회사 신입사원 14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상반기 신입사원 패기훈련’. 패기훈련은 신입사원의 강한 도전정신과 패기, 모두가 하나되어 이겨내는 팀워크 등을 기르기 위해 마련한 프로그램이다.


SK그룹은 SK이노베이션, SK케미칼 등 에너지 및 석유화학 계열사를 중심으로 해외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글로벌 비즈니스를 하는 데 필요한 기본 역량을 갖춘 인재도 선호하는 추세”라는 게 SK그룹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런 인재 양성 철학은 SK 구성원을 선발하는 데도 고스란히 반영된다. SK그룹은 2013년부터 ‘스펙’ 없이 면접만으로 신입사원을 선발하는 전형방식을 대기업 가운데 가장 먼저 도입했다. 지난해부터는 대졸 신입사원 입사지원서에 스펙 관련 항목을 과감히 없앴다. 패기와 혁신, 도전정신을 가진 인재를 선발하는 데 스펙보다는 ‘역량’이 더 중요하다는 점을 반영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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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이 2013년부터 시행해온 탈(脫) 스펙 채용 프로그램의 명칭은 이른바 ‘바이킹 챌린지’다. 입사지원서 기입 항목은 이름과 생년월일, 학교 졸업연도 등으로 최소화했다. 이를 통해 기존 채용 과정에서는 볼 수 없었던 열정과 끼를 가진 구직자들이 SK그룹에 지원하고 있다. 바이킹 챌린지를 통해 SK그룹에 입사한 직원들 중에는 맥주회사 인턴을 하면서 남성의 영역으로 여겨지는 주류 영업사원으로 근무한 경험을 가진 여성도 있고, 아마추어 수준의 댄스 실력으로 100만 원만 들고 외국에 가서 댄스 강사로 홀로서기에 성공했던 엔지니어도 있다.

SK그룹 관계자는 “합격자를 보면 모두 다른 장점과 특징을 가지고 있는데, 이는 회사에서 원하는 정답이 따로 있지 않다는 것을 말한다”며 “한 가지 확실한 점은 지원자가 자신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지원 회사와 직무에 대한 적합성을 잘 보여주는 것이 합격 비법”이라고 설명했다.

바이킹 챌린지는 눈에 잘 띄지 않는 열정과 잠재력을 파악해야 하는 전형인 만큼 면접 시간도 일반적인 채용 전형보다 더 길다. 2014년 SK텔레콤 B2C 마케팅팀에 입사한 한 직원은 상권 분석 논문을 찾아 공부하면서 일주일간 집 근처 SK텔레콤 대리점 주변을 돌아다니며 상권을 분석한 결과를 면접에서 발표해 본인의 직무에 대한 열정을 증명했다. 영어 성적과 학점이 낮고 나이도 많은 ‘취업 약자’로 번번이 서류전형에서 탈락했던 그가 입사할 수 있었던 비결이다.

필요한 업무에 꼭 맞는 인재를 뽑은 만큼 바이킹 챌린지로 선발된 신입사원에 대한 선배 직원들의 평가도 매우 높은 편이다. 구직자 또한 자신의 장점을 온전히 드러내고 자신과 딱 맞는 직무에 지원할 수 있기에 만족도가 높다.

서울경제 포춘코리아 편집부/하제헌 기자 azzuru@hmgp.co.kr

하제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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