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게임산업 망친 여가부 장관 출신이 게임문화 진흥?

16일 단행된 3개 부처 개각 인사에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 조윤선 전 여성가족부 장관이 내정됐다. 이번 인선은 전문성과 국정철학에 대한 깊은 이해가 주된 배경이 됐다고 한다. 청와대의 언급처럼 조 내정자는 현 정부 들어 청와대와 내각에서 모두 일한 경험이 있어 원활한 국정수행이 기대된다. 하지만 조 내정자가 문체부 장관으로 적합한지는 의문이다. 특히 문체부의 역점사업 중 하나인 게임산업 진흥에 적임자인지 의구심이 든다.


조 내정자는 게임산업에 대한 정부의 규제가 한창이던 2013년 3월부터 이듬해 6월까지 여가부 장관을 지냈다. 당시 여가부는 온라인게임 셧다운제 등 게임산업 규제에 앞장섰다. 일부 정치권과도 합세해 부작용만 부각시키며 실효성이 의심스러운 규제를 남발했다. 조 내정자 자신도 국회의원 시절에는 셧다운제 반대 입장을 보였지만 여가부 장관인 된 후에는 찬성으로 바꾸는 행보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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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규제개혁 토론회에서는 유진룡 문체부 장관과 설전을 벌이며 게임산업 규제 고수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조 전 장관의 문체부 장관 내정 소식이 전해지자 게임업계가 당혹감을 나타내는 이유다. 한 달 전 문체부가 발표한 셧다운제 완화를 포함한 게임문화진흥계획이 틀어질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고 한다.

여가부가 주도한 규제와 정책 엇박자가 계속되는 사이 한국 문화 콘텐츠 수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던 게임산업은 끝모르고 추락하고 있다. 국내 시장은 미국·중국 등 외국계 게임에 잠식당한 지 한참 됐고 인재마저 해외로 이탈하고 있다. 일본 닌텐도의 ‘포켓몬 고’처럼 신기술이 접목된 창의적 아이디어는 자취를 감춘 지 오래다. 조 내정자는 이런 상황을 심각하게 인식할 필요가 있다. 포켓몬 고 열풍에서 보듯 지금은 ‘게임=문화’인 시대다. 게임을 산업 측면은 무시한 채 규제 대상으로만 바라본다면 게임문화 진흥은 공염불이 될 수밖에 없다. 합리적인 시각을 갖춘 조 내정자가 ‘게임 한류’ 붐을 다시 일으키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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