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가

자동차 금융시장, 카드사가 판 흔든다

신차판매 카드승인액 가파른 증가

2013년 19조→작년 23조9,200억

삼성카드, 모바일용 다이렉트 오토 출시

디지털로 구축돼 중간비용 절약

캐피털 장악했던 시장 판도변화 예고





카드사들이 오토론에 이어 다이렉트 할부까지 확장하면서 자동차 금융 시장에 빠르게 침투하고 있다. 자동차 할부 리스 시장은 그동안 캐피털 업계의 주된 사업영역이었지만 카드 업계의 공세가 거세지고 있는 것이다. 국내 카드사들이 1,000만명이 넘는 대규모 고객군을 거느리고 있는 만큼 자동차 금융 시장 재편도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17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카드승인금액 가운데 신차 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5% 증가한 13조8,700억원을 기록했다. 신차 판매 카드승인금액은 매년 빠른 추세로 증가하고 있다. 지난 2013년 19조7,000억원이던 신차판매 카드승인금액은 2014년 22조2,500억원을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23조9,200억원까지 늘었다.




카드사들은 과거 캐피털사와 손잡고 자동차 복합할부금융 상품으로 영업을 주로 했다. 복합할부는 소비자가 신용카드로 자동차 대금을 결제하면 캐피털사에서 해당 금액을 1~2일 안에 카드사에 갚아주는 대신 소비자에게 매월 할부로 차값을 받는 형태의 금융 상품이다. 하지만 2014년 현대차가 복합할부 상품과 관련 카드사들이 별다른 역할도 하지 않은 채 1.9%의 높은 수수료를 챙긴다며 반발하면서 복합할부 상품은 사실상 시장에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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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들은 이후 캐피털사와의 연합전선을 해체한 대신 오토론 등 자체 할부 상품을 내놓으며 자동차 금융 시장의 명맥을 이어갔다. 최근에는 다이렉트 오토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하며 자동차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실제로 삼성카드(029780)는 지난달 다이렉트 오토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카드 업계에서는 처음으로 모바일·온라인 사이트에서 자동차 금융상품을 신청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했다. 24시간 365일 자동차 금융 한도를 조회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다이렉트 오토는 보험사의 다이렉트 상품처럼 소비자가 상품을 비교한 뒤 선택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어 상대적으로 대출금리가 낮은 것이 장점이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다이렉트 오토 상품은 디지털로 구축한 만큼 중간비용이 절약되고 일반적인 할부금융사에 비해 금리가 1.7%포인트 저렴하다”며 “이달에는 프로모션을 가미해 최대 2.0%포인트 저렴하게 대출금리를 제공하고 있어 반응이 좋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신한카드는 지난 2009년 다이렉트 오토 시장에 진출해 전용콜센터를 통해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카드사들이 자동차 금융 시장 공략을 강화하면서 앞으로 캐피털사 우위의 자동차 금융 시장 판도에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는 것이 여신금융 업계의 관측이다. 주요 카드사들은 1,000만명이 넘는 고객을 확보하고 있어 자동차 금융 시장의 침투율이 높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여신금융 업계에 따르면 자동차 판매 시장 가운데 현금결제는 14.9%, 카드결제는 32.3%, 캐피털사의 자동차할부금융 이용률은 약 52.8% 정도로 분석된다. 여신금융업계의 한 관계자는 “전통적으로 캐피털사들이 자동차금융 시장을 주도해왔지만 카드사들이 상당히 빠른 속도로 추격하고 있다”며 “현대캐피탈처럼 완성차 업체의 계열사가 아니라면 카드사의 공세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강동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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