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하락과 공화당 주요 인사들의 이탈 속에 후보 사퇴 압력까지 받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가 선거캠프를 두 달 만에 다시 수술하며 선거운동 재정비에 나섰다.
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는 보수성향 인터넷 매체인 브레이브바트 뉴스의 최고경영자(CEO)인 스티븐 배넌을 선거대책 위원장에 새로 임명하기로 했다. 아울러 여론조사 전문가인 켈리언 콘웨이 캠프 선임고문을 선거대책본부장으로 승진시켰다.
트럼프는 또 러닝메이트로 당내 입지가 강력한 마이크 펜스 부통령 후보에게 콘웨이와 함께 선거대책본부장을 맡도록 해 선거운동에 펜스의 영향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트럼프는 배넌과 콘웨이에 대해 “오래전부터 개인적으로 알아왔다”면서 “우리는 승리자이며 챔피언이 돼야 한다”고 강조해 캠프 정비를 통해 위기 국면을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NYT는 이번 선거캠프 재정비에 대해 지난 6월 트럼프가 최측근 인사면서 논란이 많았던 선대본부장 코리 루언다우스키를 전격 경질한 지 두 달 만에 실시한 2차 수술이라고 평가했다. 루언다우스키 이후 선대본부장을 맡은 폴 매너포트는 일단 직책을 유지하지만 사실상 좌천됐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매너포트는 친 러시아 성향을 보인 빅토르 야누코비치 우크라이나 전 대통령과 그의 정당에 자문을 하면서 2007~2012년에 총 1,270만달러(140억원)의 자금을 수수한 의혹이 제기돼 각종 막말 논란에 휩싸인 트럼프를 더욱 곤경에 빠뜨린 바 있다.
/뉴욕=손철특파원 runiro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