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상장사인 아이얼안과는 노인들이 관광버스를 빌려 단체 진료를 올 정도입니다. 14억 인구 중 6억명이 근시라니 사업성이 나쁠 수가 없죠.”
국내 금융투자업계의 유일한 중국인 펀드매니저인 고정희(31·사진) 한화자산운용 매니저가 보는 선강퉁(선전·홍콩거래소 간 교차매매)의 수혜 종목은 중국 내에서 성장성이 부각되고 있는 종목들이다. 지난 15일 중국 정부가 선강퉁 시행안을 비준하며 고 매니저도 본격적으로 선강퉁 준비에 들어갔다. 고 매니저는 한화자산운용 내에서 중국 A주을 담는 ‘한화중국본토’ ‘한화꿈에그린차이나A주’ ‘한화차이나레전드A주’ 등을 운용하고 있다.
고 매니저는 선강퉁을 앞두고 관광·엔터테인먼트·서비스업·헬스케어·정보기술(IT) 등의 업종을 가장 눈여겨보고 있다. 이미 너무 비싸거나 잘 알려진 종목보다도 성장성이 높은 종목을 산다. 평소 ‘종목 풀(Pool)’을 만들어뒀다가 가격이 떨어지면 바로 사들이는 방식이다. 그는 “중국도 증시가 박스권에 갇힌 지 오래”라며 “지수 상승에 따라 어지간한 종목도 따라 오르던 시대는 지났지만 대신 30위안(5,000원)에서 300위안으로 오를 종목을 잘 찾아내는 것이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고 매니저는 2008년 한화자산운용에 입사하기 전까지 중국에서 생활한 만큼 어떤 종목이 유망할지 가려내는 눈도 예민하다. 본인도 학생 시절 다녔던 영어학원 프랜차이즈 ‘신둥팡’, 가스레인지 후드, 주방가전 업체 등도 선강퉁 수혜주로 꼽았다. 사교육 붐이 불고 있다는 점, 전국에 아파트가 들어서고 있지만 빌트인 가전의 개념이 거의 없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본토 기업 정보나 IR 담당자들에게 보다 가까이 접근할 수 있다는 점도 그의 강점이다. 홍콩에 상장된 H주는 얼마든지 영문 자료를 찾아볼 수 있지만 본토 주식은 관련 정보뿐만 아니라 IR 담당자와의 소통도 중국어로만 접근이 가능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좋은 종목을 찾아내는 데 한발 앞서 있는 셈이다.
고 매니저가 운용하는 ‘한화중국본토’와 ‘한화꿈에그린차이나A주’ ‘한화차이나레전드A주’는 지난해 중국 증시 급락의 여파로 1년 수익률이 각각 -1.19%, -15.87%, -6.65%를 기록하고 있지만 3년 수익률은 63.58%, 36.94%, 54.27%를 달리고 있다.